면벽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사명을 짊어지게 됩니다. 그들은 완벽하게 혼자가 되어 이 세상은 물론 우주 전체에 대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감추어야 합니다. 그들이 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대이자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그들 자신뿐입니다. 그들은 이 위대한 사명을 안고 기나긴 세월을 고독하게 지내야 합니다. 



"왜 접니까? 다른 세 명에 비하면 저는 아무런 자격도 없습니다. 능력도 없고 경험도 없어요. 전쟁을 본 적도 없고 국가를 통치해본 적은 더더욱 없습니다. 저는 훌륭한 과학자도 아니고 여기저기서 베끼고 짜깁기한 논문으로 겨우 밥이나 빌어먹고 사는 대학교수일 뿐입니다. 될 대로 되라며 하루하루 즐기며 사는 사람입니다. 내 핏줄을 남기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빌어먹을 인류 문명 따위에 관심이 있을 턱이 없죠.... 그런데 왜 저죠?"


삼체 2부 암흑의 숲 / 류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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