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마음은 가을인데 기온은 여름이라 옷을 고를 때마다 번뇌가 밀려온다. 냉방을 하지 않기에 어쩌면 한 여름 보다 더 더운 날들 인지도 모르겠다. 10월이라는 날짜에 속아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땀을 뻘뻘 흘렸던 어제. 날씨검색을 해보니 다음 주 금요일까지도 낮 최고 기온은 25도! 여름옷 세탁은 11월로 미루자. 가을옷은 옷 카탈로그 속에나 존재하는 환상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일기를 쓰지 않으면 쓰지 않은 채로 날들은 흘러간다. 움켜잡을 수 없는 강물처럼. 누가 오고 갔는지, 어디를 갔는지, 무얼 먹었는지, 무얼 봤는지 하는 것들은 모두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켜면 알 수 있지만. 그것들을 진정 내 것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속에서 내 것을 찾으려면 폐차장에서 범죄의 증거(혈흔 같은)를 찾으려는 형사 같은 노오력을 해야 할 테니까. 

오늘은 작년에 시작되어(정확히는 2023.10.7) 여전히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관한 다큐를 본다.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 GV도 있다. 그리고 레오스 카락스&류준열 오픈 토크도 볼 것이다. 여전히 훌륭한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관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왜냐하면 20대 인구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도 언젠가는 판소리나 오페라처럼 인류 무형 문화유산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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