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721 일.


계통발생적인 관점에서 출산하려는 충동은 극도로 원시적이다. 만일 '퇴행적인'이 '원시적인'으로 이해된다면, 출산하는 것은 퇴행적이다. 그리고 합리적인 동기를 가지고서 출산하지 않는 것은 진화적으로 더 최근 일이고 더 진보된 일이다.


이미 인구가 많은데도 그 인구의 대체율 이하로 출산율이 떨어졌다는 것을 우려하며 정부 개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여기서 우려라는 건 노동 연령에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있게 될 것이고 그러면 더 많아진 노인 인구를 먹여 살릴 납세자가 적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아이를 가짐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인질을 잡음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가치를 높이는 일이 불공정하며 그런 행위에 보상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다. 그렇게 결정하면 아이들의 삶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러한 결과를 방지하는 비용이 아이를 갖지 않은 사람들의 어깨에 지워져야만 하는가?


특정한 사람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일이라는 인식을, 존재하게 되는 것이 항상 심각한 해악이라는 인식과 결합하면, 존재하게 된 것은 진짜 운이 나쁜 일이라는 결론이 산출된다. 해를 입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쁘다. 그렇게 해를 입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할 때 그 해를 입는다는 것은 더욱 나쁜 일이다.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 / 데이비드 베너타>



매일 배상훈의 크라임을 듣는다. 

여긴 어디? 당연 지옥!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 가라사대.


배상훈의 크라임 에피소드들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40~50% 정도가 가족 범죄라는 것. 

부모자식, 혹은 배우자 간, 혹은 부모자식 그리고 배우자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것.

와우!!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의 주제는 무엇인가?

그건 바로 한재호(설경구)의 명대사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야 해."이다.

이 대사를 약간 변주해 볼까? "가족을 믿지 말고 돈을 믿어야 해."

이 대사를 또 약간 변주해 볼까? "가족을 만들지 말고 직업을 구해야 해."


나는 연대, 화합, 평화, 이런 거 믿지 않는다.

왜냐 인간종에게 이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기 때문.

가능했다면 진작에 평화롭게 살았겠지 ㅋㅋ

트럼프도 푸틴도 착한 새나라의 어른이로 자랐겠지.


개개의 인간은 각자의 근본환상이라는 우물 속에서 혼자 살아가니까.

대표적으로는 내가 그렇다.

난 푸코가 뭐라든 '개인으로서' 존재하고 싶다. 

아무리 결과가 좋더라도 '남이랑 같이' 뭔가를 이루어내는 거 딱 질색이다.

푸코가 살아있다면 "인마, 넌 내 책 읽지 마!"라고 했을지도.

하하하!

하지만 여긴 자본주의.

푸코 당신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은 나.

작년 여름 절반쯤 읽고 만 <감시와 처벌>을 다시 읽어볼 생각.

왜냐, 작년의 나에겐 배상훈의 크라임이 없었고, 지금의 나에겐 배상훈의 크라임이 있기 때문이지.

연쇄살임범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미국에서도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푸코는 1984년 사망.


자본주의(돈)는 개인주의와 함께 간다!

필요이상의 노동(돈벌이)을 하지 않는 나에게 돈은 훌륭한 무기이자 방패다.

현대의 자본주의는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개인들이 더 많이 먹고 덜 자게 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조련시킨다고 한다.

이걸 한 방에 해내는 콘텐츠는 먹방 유튜브!

자본주의라는 무기를 지붕 삼아 살고 있는 나는 안티 자본주의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다.

더 많이 자고 덜 먹는!!

심지어 요즘엔 의류구입도 0원!!

더욱이 나는 혼자 하는 활동 책 읽기, 일기 쓰기, 영화 보기가 소확행인 사람.

이 얼마나 가성비 높은 여가 활동인가!

머릿속이 번식, 양육, 아파트 값, 주식 같은 똥 같은 걸로 가득 찬 인간들이랑

어울리느니

그냥 혼자 영화 보는 게 낫다.

별점 2점 이하의 영화라도 더 낫다.


그래서 요즘은 그 누구와도 '대화'라는 걸 하지 않고 있는데

그 결과는 놀랍다!

어깨결림이 사라진 것이다!!


라캉 말마따나 개개의 사람은 결코 자신의 우물 안(근본환상)을 벗어날 수 없다면

굳이 타인(여기서 내가 말하는 타인은 물리적 공간에 함께 존재하는 타인,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이 왜 필요한가? 다시 말해 객체로서의 타인 말고 주체로서의 타인은 무쓸모 하다는 말.

어차피 나는 너를 이해 못하고, 너도 나를 이해 못하는 게 자연의 섭리라면

나는 너를 객체로 받아들이는 것이 최선.

어떤 부류의 인간들은 그저 자연재해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런 인간들이 태어나는 걸 어쩔 건가 ㅋ

수정란 때부터 조직 검사를 해서 마이너리티 리포트 작성하고 낙태를 하시던가요.

그럴 수 없다면 지진, 홍수, 태풍처럼 받아들일 수 밖에.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학문)

인간을 좋게 만들려는 노력(학문)

같은 거 

내 눈엔 걍 기우제같아 보일 뿐.

첩경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식 낙태인데 ㅋ 

이건 4차 산업혁명 식 아우슈비츠 행정이겠지 ㅉ


이래도 저래도 다 문제다

그러니 애초에 태어나지 않는 게 유일한 해답!


나는 대다수 인간들의 딜레마가 이해가 안된다.

몸무게 걱정을 하면서 자꾸 먹는 것. 

통장 잔고 걱정하면서 계속 소비하는 것.

시험 걱정하면서 공부하지 않는 것.

환경문제, 정치문제, 경제문제를 걱정하면서 자식을 낳는 것.

건강 상태를 걱정하면서 엉망인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나에겐 위에 언급한 딜레마적 상황(둘 다 갖고 싶은 욕심)이 없다.

덜 먹는 것, 소비하지 않는 것, 공부하는 것, 자식 낳지 않는 것,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을 나는 별 어려움 없이 다 해 낼 수 있다.

몇 년 간 나를 괴롭히던 건강 검진 결과도 기어이 좋게 만들어 냈다.


이것이 나의 강점이자 약점인 것.

대개의 사람들은 정신력보다 육체력(?)이 강하다.

나는 그 반대. 

나약한 육체를 강력한 정신력으로 보강하면서 살고 있는 것.

의지대로 살지 않고 육체의 욕구대로 사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 시발 태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이런 인간들이 만든 사회(시스템)속에서 생존해내야 하다니 진짜 좆됐다.

싶은. 


예전에도 종종 했던 생각이지만, 

내가 '월-E'같다.

홀로 지구에 남아서 인간들이 만들어낸 쓰레기를 치우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월이 같다.

월이에게 인간이 남긴 것들(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저그런 것이든)은 모두 객체에 지나지 않으며

그 물건들, 역사들, 사연들의 가치는 월이의 기준(근본환상)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테면 다이아몬드 반지는 버리고 까르티에 케이스는 수집하는.


사람들이 공감 공감 거리는 것 대부분은 공감이 아닌 공범의식 강요 같다.

그래서 장삼이사 인간들이 아픔과 고통에 별 흥미도 공감도 못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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