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부모를 낳은 것이 아닌데 부모라는 족속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마치 자식이 부모를 낳은 것처럼 자식을 대한다. 

"나는 당신 같은 부모를 낳은 적이 없어!"


노화된 몽뚱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여전히 자신이 전성기 시절의 순발력과 체력이라고 자만하다가 다치거나 병들면 그 뒤치닥거리는 누가 하지? 아들이 해줄까? 지금도 부모 얼굴 보러 안오는데 그 아들이 잘도 해주겠다. 


상황이 좋을 때는 다 화목하지. 하지만 상황이 나빠지고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할 상황이 되면 파토다. 


자신을 돌봐줄 자식(내가 느끼기엔 가축) 몇 마리 낳았다고 생각해서 저리도 부주의하게 사는 걸까? 상황 좋으면 가족이지만 상황 나쁘면 그냥 타인인거지. 그게 세상의 이치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그러하다.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지금 상황이 좋으면 나중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무책임하게 사는 인간들이 제일 싫다. 그저 운이 좋아서 상황이 좋은 것 뿐인건데 그게 마치 자신의 능력인 줄 오만하게 착각하고 위풍당당하게 사는 인간들도 피곤하다. 힘들고 아쉬울 땐 나 찾아와서 우는 소리 할거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하고 더 많은 자유시간을 주고 싶어서 가족을 만들지 않고 혼자 지내는 것이지, 그 자유시간을 회사에서 더 일을 많이 하려고, 노부모를 더 많이 봉양하려고 혼자의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나는 시간, 공간, 체력에 대해서 철저하게 사적인 바리케이트를 치고 살고 있다. 그걸 침범하는 사람에게는 꼭 경고를 해준다. 그러면 사람들은 "너는 참 합리적이구나." 또는 "너는 참 이기적이구나, 너 밖에 모르는구나."라고 말한다. 내 자유시간이 나의 1인가구의 삶이 무슨 공공재라도 돼? 그래서 나는 니체보다 장 자크 루소를 더 좋아한다고. 나는 초인 같은 건 되고 싶지 않고 그저 개인이 되고 싶을 뿐이거든. 


내 부모는 이런 말을 한다. 없이 살면서 자식까지 낳아서 키우느라 힘들었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서 자식을 키웠다라고. 이런 말을 들으면 나는 응?? 뭐라고?? 힘들게 키울거면 낳지 말아야지. 내가 페라리 할부로 사고 차 값 때문에 힘들다고 울면 이해하고 위로해주고 빚도 갚아 줄거야? 자식푸어나 카푸어나 똑같은거야. 멍청하고 어리석은거야. 


자식을 낳는 사람의 심리, 특징 등을 이해해보려고 나도 나름은 애를 쓴다. 왜 본인의 삶을 이끌어 나가는 것에 자식이라는 동기가 필요할까? 나는 나를 위해서 일을 하고 나를 위해서 청소를 하고 나를 위해서 공부를 하고 나를 위해서 여행을 가고 아무튼 나를 위해서 산다. 나를 위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충분해서 개, 고양이, 베이비가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삶을 계속하는 동기를 자신이 아닌 타인, 타존재로부터 구하려 한다. 예를 들면 나의 모가 되는 분은 스스로를 위한 음식은 하기 싫은데 자식이 온다고 하면 저절로 힘이나서 음식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게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듯이 나에게 말을 했는데...나는 엄마가 너무 나약해보였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인간처럼 보였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삶을 살아낼 수가 없어서 나를 낳은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날 사랑하고 있다는 너의 마음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오지은 2집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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