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의 유튜브앱을 삭제했다. 유튜브는 평소에는 잘 안보다가도 어쩌다 한 번 보게되면 영화 한 편 감상하듯이 계속 보게 된다. 어제 밤이 느닷없는 그런 날이었다. 괴기스런 일본 추리 소설을 들뜬 마음으로 빌려서는 계속 읽으면 일상이 마비될까하는 근심에 애써 챕터와 챕터 사이에서 브레이크를 밟아 놓고는, 유튜브 영상에서 방심을 해버린 것이다. 유튜브 영상 정도는 얼마든지 정지할 수 있다고 자만했던 것이었다. 


유튜브 시청 따위로 낭비하는 시간이 없는 훌륭한 어른이고 싶다. 요즘은 돈보다는 시간과 체력을 낭비했을 때가 발가락에 50ml 향수병을 떨어뜨린 것처럼 고통스럽고 후유증도 크다. 이것 역시도 어떤 분류의 현대인의 병일지도 모른다. 매사를 알뜰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강박같은...


집 안을 생활의 흔적없이 깨끗하게 해두고 싶다. 책을 읽다가 덮었을 경우에는 책상이나 읽던 자리에 그냥 두지 않고 반드시 책상의 정해진 위치(읽기 진행중인 책을 꽂아두는 칸)에 놓아 둔다. 책상도 사용하고 나면 사용하던 필기도구나 공책 등도 반드시 정해진 위치에 반듯하게 놓아 둔다. 매일 쓸고 닦고 정리정돈하고 쓰레기는 찾아내서 주기적으로 비운다. 이것이 어떤 액막이 행위라도 되는 듯이 집중하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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