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스, 정류장>의 주인공 여고생 소희는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뭔가 아주 엽기적인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죽으면 아깝지 않냐고.

내가 매일 확인하는 뉴스는 날씨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재난문자가 쏟아진다.

이게 소희가 바라던 엽기적인 뉴스, 궁금해서 죽을 수가 없었던 엽기적인 뉴스였을까?



나의 놀이터, 즐겨찾는 유일한 극장이 휴관했다.

물론 넷플릭스와 왓챠가 있긴하지만 기생충 흑백판도 보고 싶었고, 졸업4k리마스터버전도 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아카데미 작품들도 번갈아 가면서 상영하기 때문에 2월말~3월초는 그야말로 영화 과식을 하는 즐거운 기간인데 참...도서관도 휴관했다. 장기대여가 될 듯하다. 빌려온 책은 <할배의 탄생>과 <할매의 탄생>이다. 내 인생이 아닌 타인의 인생을 납득할 방법이 없기에 책을 읽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가난만을 탐색하는 건 아니다. 그 전에는 <파크애비뉴의 영장류들>도 읽었다. 인류의 번식욕에 대한 연민이 조금 더 깊었졌다는 조금의 수확은 있었다. 



메신져로 업무전달을 서로 하고, 웹으로 회사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잘 가지도 않던 회사 커뮤니티도 접속해서 사람들의 풍경을 살펴본다. 왜 온라인에서 댓글로 싸우고 자빠졌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차피 너는 나를 설득할 수 없고, 나 역시 너를 설득할 수 없는데. 저들은 아마도 싸우고 싶어서 서로에게 시비를 거는 것임에 틀림없다. 매일 아침 넘쳐나는 아드레난린을 온라인 싸움으로 소비하는 것은 또 어찌보면 참으로 건전하지 싶다. 



바이러스는 영화 <기생충>의 위대한 교훈 선을 넘지 말 것을 모른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도 보지 않았을 것이므로 손예진의 대사 "선만 잘 지키면 서로 전쟁날 일 없다."도 모르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