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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석조저택살인사건'이라는 영화의 홍보 광고를 보다가 '어? 저거 내가 읽은 책 내용인데?'하고 검색을 해 보았다. 홍보글 어딘가에는 원작 소설이 적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없었다. 원작 소설이 없는 것인가... 내가 착각했나 하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닮은 내용이었다. 시체가 없고, 시체를 치운 흔적만 있다. 이와 손톱이 증거이다. 살인자는 누구인가... 등등. 추리소설에서 살인의 방법과 살인을 숨기는 방법까지 일치한다는 건 내용 전부가 같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비둘기를 꺼내는 방법을 들켜버렸는데, 그 다음에 비둘기를 꺼내든 토끼를 꺼내든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 며칠 되지 않아 이 책이 소개되었다. 영화의 원작이라고. 그럼 그렇지 싶었지만 한편으론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었다. 알려지길 바라지 않았던 건지 실수인지.
살인범을 피의자로 세운 법정과. 실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과정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은 살인사건 그 자체의 기괴함보다는 플롯의 흥미로움이 더 컸다. 이제 어지간한 추리도 모두 등장했고, 미스터리도 알만큼 아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거예요~! 라고 소리쳐봤자, 이 정돈 이미 경험했어! 라는 소릴 듣기 쉽다. 그러니 플롯이 필요하다.
중반 이후에는 어쩌면... 하고 짐작되는 바가 생기지만, 그래도 읽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작가의 필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그리고 독자가 흥미를 느끼는 지점은 오히려 살인자를 찾아가는 한 마술사의 행보에 있을지도.
제목이 외 절실한 삶의 목표-죽음 인지는 읽어보면 저절로 짐작이 갈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저토록 절실하게 찾아서 결국. 죽고 싶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