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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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좋은것들을 소진하고 난 다음의 삶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 그래서 더이상 사용할 것이 없어져버린 삶에 미련이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것. 어떤 노인들에게는 그것이 삶을 버릴 수 있는 이유가 될 지 모르겠다. 한편 사치스러운 것 같기도 하지만, 우울이란게 꼭 절박한 이유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 이해할 수 있다. 제라늄 화분에 햇볕을 쪼이려고 하던 부인이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생각했던 것은 담담하게 기록되어있지만 매우 절절한 순간이기도 하다. 다시 이 일을 한다면 더 나아갈지 모르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 그래서 부인은 CIA를 찾아갔다.

 

스파이가 되어보고 싶다던 꿈을 죽을 생각인 지금 못해볼 건 또 뭐 있나 싶다는 부인의 생각이 결국 실행에 옮겨진 것은 소설이기 때문이긴 하지만, 읽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늙도록 이루지 못한 꿈을 운이 좋아 이루게 되는 경우처럼. 하지만 스파이는 운빨로 살아남을 수만은 없는 법. 부인에게는 친화력과 통찰력이 있었고, 억척스럽게 자녀들을 돌보고 길러낸 인내심과 끈기가 있었다. 노인의 몸으로 거친 스파이의 길을 밟아 승리한 부인에게 박수를. ^^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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