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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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흥부는 왜 이리 착한가. 또는 놀부는 왜 이리도 못됐나. 수많은 새로운 해석들이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착하거나 나쁘다. 극이어서 그렇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우린 때로 흥부처럼 착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놀부같이 나쁜 행동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그렇다면 우리는 왜 착하게 행동하고 나쁘게 행동하는 걸까. 어느것이 우리의 '본성'쪽일까. 혹시 당신은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한적이 없는가? '착한' 일을 하든, '나쁜' 일을 하든 결국 인간은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다는 생각. '남'을 위한 '희생'이라고 하지만 그것 또한 일종의 '자기만족'이었을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가치를 따지자는게 아니다. 어떤 선행이든 선행은 소중하다. 다만, 선행을 선택하는 이유에는 어떤 형태로든 '자기애'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이 책을 읽으면 생각했던것보다 인간의 자기애가 얼마나 강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인지하고 행동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것의 조종을 받는다는 것. 논리적으로 사고한다고 생각하고 판단했던 것들이 사실은 감정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작가가 다양한 심리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읽으면서 이렇게 여러 실험과 그 결과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줄줄이 묶어내는 그의 '이야기꾼'스런 능력에 감탄해버렸다. ^^
 
'안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 책은 인간은 이토록 이기적이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려는 책이 아니다. 인간은 이토록 이기적이므로 우리가 스스로의 판단을 검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각자의 '자기애'를 이해한다면 내가 지금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이기적으로 합리화하는 대신, 내가 지금 절제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서 잘못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느껴서 피해자에 대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 볼 수 있게 된다. 세이렌의 위험에서 나만은 벗어날 수 있다고 자신하지 않고 자기 몸을 묶은 채 선원들에게 어떤 말을 해도 들어주지 말라고 했던 오딧세우스의 현명한 선택처럼 말이다.
 
"이타성에 있어서도 ...(중략)...결국 우리가 행동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구체적인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위험, 망설임, 시간과 수단을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이 그래도 나서야겠다는 절박한 필요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p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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