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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을 읽었는데도 갈릴레오 시리즈를 읽은 것은 처음이다. 가가형사 시리즈를 먼저 만나서 그랬는지 그의 다른 시리즈가 있다고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뭐 그 이외의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했던 탓도 있고 .^^;;
아무튼. 진실을 추구하는 철학적인 인물인 유가와 교수가 초등학생 교헤이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가와교수는 히라시가와에서 열리는 해저탐사계획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 언뜻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이 토론회와, 교헤이의 사촌누나 나루미, 그녀의 가족, 가족이 운영하는 여관, 엉뚱한 곳에서 발견된 형사 쓰기하라의 시체. 이것들이 하나하나 맞춰지는 과정이 도시의 경시청과 시골의 한 여관이라는 떨어진 공간에서 각각 진행되는 것이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사실이 밝혀질수록 살인의 동기따위는 없어보이는데, 죽은 시체가 생겼고. 그렇다면 어디쯤에 원인이 숨어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작가 스스로가 밝힌것처럼 아름다운 바다를 지키는 것과 바다로부터 얻을 수 있는 많은 자원을 개발하는 것 사이에서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고 유지해야하는가를 함께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가와 교수가 과학자로서 개발의 편에 있지만, 몸은 나루미와 함께 여관에 머물었던 것도 상징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소년과 함께 하는 유가와의 실험이 단순한 호기심 풀이과정이 아니라 사건과 연결된 어떤 기억을 꺼내고 소년에게 깨달음을 주는 것도 그의 과학자다운 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살아있는 어떤 인물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치밀하게 그려내는 것이 소설가의 일인 듯, 게이고는 유가와라는 인물을 자기와는 별개의 독립적 의사를 가진 인물인 양 그려내고 있다. 이 매력적인 인물을 더 만날수 있는 갈릴레오 시리즈 다음을 기대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