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서천석 지음 / 창비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마음을 옹골차게 먹고 부모가 되었어도, 부모가 된 다음에 만나는 일들 앞에서 어쩜 그리 작아지는지요. 성인이 된 지가 언제인데, 나름 사회에서는 일도 똑부러지게 한다는 소리를 듣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인 아이 앞에서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을 매일매일 마주하게 됩니다. 자기가 못나 그러는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우리 아이가 좀 특별한 탓인 것 같아서 아이에게 윽박지르기도 하는 우리 '보통'의 부모들에게 이 책은 이렇게 이야기해 줍니다.

 

'부모로 미리 준비된 사람은 없다. 부모가 되는 순간 부모 역시 성장을 시작한다.' 고요.

 

이 말은 참 위로가 되는 말입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버렸나. 내가 모자라서 아이가 부족하게 자라는 건가. 아무리 해도 나는 우리 부모처럼 능숙하지 못한 것 같을 때. 나 역시 이 신생아가 자라듯 이제 막 탄생한 '부모'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 '부모'들은 이렇게 모두 자라온 결과라는 것을. 말 해 주니까요. 그렇게 성장한 '부모'를 바라보면서 이제 막 태어난 내가 걸음을 걸을 수 없다고 투정하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지요. 그리고 이 아이는 이제 나와 함께 자라는 나의 동반자입니다. 아이도 서툴고 나도 서툴지만, 그래서 우리는 같이 자랄 수 있는 거겠지요.

 

제 꿈은 미래의 아이와 같은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고 아이도 모르는 분야를 함께 배우고 싶거든요. 아이와 경쟁하기도 하고, 나보다 빠른 아이를 따라가기도 해보면서요. 모르는 엄마에게 가르쳐주는 기쁨도 주면서요. 하지만 어쩌면 지금도 함께 배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때로 감정에 휘둘려서 화를 버럭 내버린 내 앞에서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사과해줄 때. 나는 엄마로서 아이에게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웁니다. 아이가 먼저 사과하다니요. 화낸건 나인데 말이죠.

 

이 책은 매일매일 조금씩 읽으면 좋겠습니다. 문득문득 내가 휘청거리는 것 같을때. 친구의 위로가 필요할 때 전화하듯이 말이죠.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