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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 아가씨의 아주 우아한 시골 생활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19
레이철 커스크 지음, 김소연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한 개인이 바뀐다는 것이 길고 느린 마모의 과정이라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정성을 들인 개화는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법이다. " p.50
도입부의 글을 읽으면서 이 도시 아가씨의 성숙함을 판단해버리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궁금해해야 할 것이다. 도대체 이 여자는 왜 이러는 거지? 결국 그녀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직도 마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소녀였던 것이다. 남편과 헤어지는 일을 단칼에 결정해버린 것은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일종의 반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이해하더라도, 이후에 어떤 준비도 없이 시골에 떨어진 그녀의 일상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그녀의 행동이 재미있기도 했다가 엉뚱하기도 했다가 나중에는 어처구니없어지기도 하는 등이 과정을 거치면서 독자는 그녀에 대한 생각을 자꾸 수정하고, 동시에 그녀의 눈에 비춰지는 가족들의 모습을 새로 정리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주 나의 마음에 와 닿는 많은 문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시골길을 걷다보면 얻게 되는 엉뚱한 햇빛과, 기대치 않았어도 다가오는 상량한 바람같은.
"행복한 순간 행복하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행복이 목표라고 믿지. 단순히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안중에 없어. 행복을 찾는 일은 사랑을 찾는 일과 같아. 사랑을 찾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어?" p.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