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역사를 만나다 - 세계사에서 포착한 철학의 명장면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문학을 즐기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다. 문학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다른말로 하면, 역사를 알고 문학을 읽으면 훨씬 더 많은 '의미'를 읽어낼 수 있고, 그렇기에 훨씬 더 '재미'가 있다. 사실 '역사'와 분리된 '문화'란 없다. '문학'이 '문화'의 일부이듯, '철학'도, '예술'도 '문화'의 일부이기에 결국 모든 문학, 예술, 철학 등 문화라고 불리는 것들은 역사와 접점을 갖는다.

그래서 철학을 공부하는 저자가 '역사'를 사랑하게 되었나보다. 역사 덕분에 철학을 즐겁게 가르칠 수 있었고, 그 이전에 저자 스스로가 역사와 철학을 버무려 이해함으로써 철학을 더 잘 할 수 있게 되었을테니 말이다. 이렇게 누군가가 이미 이해하고 해석해준 음식을 떠서 먹여주는 책을 읽을 때에는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들 뿐이다. 맛있는 요리사를 향한 손님의 마음이 그러하듯 말이다.

이 책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로마의 근간이 된 스토아 철학, 중국의 진나라의 이념이었던 법가사상과, 이후 한나라의 사상이면서 동시에 중국의 대표가 된 유교사상을 이야기한다. 또 이 유교를 해석한 주자의 주자학이 조선의 500년을 지켜온 철학으로 기능하게 된 배경도 알려준다. 17세기의 데카르트와 프랑스혁명을 옹호한 헤겔에 이르기까지 서양철학의 거물들도 다루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많은 양의 이론을 등장시킨 것 같지만 읽어보면 수월하게 읽혀서 놀랄 것이다. 그처럼 잘 소화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이나 철학 교과의 어려운 인물 나열에 지친 이라면 이 책을 읽고 지적 힐링을 받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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