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브레인 - 똑똑한 양육, 야무진 내 아이를 위한
데이비드 월시 지음, 천근아.이은하 옮김 / 비아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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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대한 관심과 번역자에 대한 신뢰로 선택한 책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 되었다. 아마도 반드시 읽어야 할 교육서를 나에게 추천하라고 한다면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신체가 성장하는 과정은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우 명확하고, 구체적이다. 영아기에는 개월별로 나뉘어 있기까지하다. 신체적 발달 과업을 성취하고 있는지, 혹은 지체되고 있는지 공부하거나 훈련하지 않은 엄마라도 관심만 가지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물론 지나친 경우가 있지만) 그러나 뇌의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데다가, 그것이 심리적,정신적 역할을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그저 "능력"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똑똑"해 지는 데만 관심을 기울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양육서에서 뇌를 다루면 '집중'하는 법 더 잘 '기억'하는 법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편견은 매우 위험하다. 뇌는 우리 전 분야를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능 뿐 아니라 감정의 분화, 심리적 발달, 신체적 발달까지 모두 뇌의 관여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장의 '멈춤'과 뇌의 기능 '정지'는 모두 '죽음'을 의미한다. 즉 아이를 기르면서 아이의 뇌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알고 바른 양육법을 찾아낸다는 것은 부모의 의무이다. 

이 책에서는 뇌가 관여하는 전 분야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기억이나 학습뿐 아니라 좋은 음식, 스트레스의 관리, 자기제어의 필요, 감정조절의 방법, 놀이와 운동, 언어, 남녀차이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궁금해 할법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역자가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각 분야별로 매우 과학적이고 명확한 증거와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실질적인 양육원칙을 제시한다. 여기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리스트, 천근아샘과 이은하샘의 우리나라 환경에 맞춘 조언과 실제 사례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한 장을 읽고나면 제법 든든한 양육 파트너와 상담을 하고 난 후처럼 마음이 느긋해진다. 
 
읽으면서 나는 부모가 뇌를 위해서 갖추어야 한다는 양육의 원칙들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 갖추어야 하는 원칙들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아이들의 정서적인 안정을 도우면 아이의 지능 역시 자연스럽게 좋아진다고 했었는데 그 이유가 이 책을 읽으면 더 구체적이고 분명해진다. 비단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러한 양육이 바로 아이에 대해 부모의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부모의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생의 과업이다. 

최근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기 초반까지도 뇌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책에서도 청소년기에 아직 발달되지 않은 전두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 역시 많은 사춘기 아이들을 만난다. 그 아이들의 부모를 접할 기회도 많다. 그러면 꼭 생각하는 것이 있다. 영유아기, 혹은 아동기에 그렇게도 아이를 위해 고민하던 엄마들이 어째서 사춘기의 아이들을 위해서는 공부하지 않는걸까. 하지만 어쩌면 그 나이대의 아이들을 적절하게 이해하고 대처할만한 매뉴얼이 부모들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부모역시 아이만큼이나 좌절하고 어려워하고 포기하게 되는지도. 그런 부모들에게는 이 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위로와 함께 방법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

아이를 낳는 그 순간부터 부모는 '아이기르기'라는 평생직업을 갖게 된다. 지치고 도망가고 싶어져도 절대 그럴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이 일은 점점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기까지 한다. 이 책을 읽어봐도 영유아기의 아이들을 다룰때와 아동기 아이들을 다룰때, 사춘기 아이드을 다룰 때 부모들의 전략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부모들도 훈련할 필요가 있다. 어린 자녀들을 다룰 때부터 다양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커가는 아이들에 맞춰 부모 역시 복잡하고 어려운 방식을 적용할 능력이 생긴다. 아이를 기르는 부모라면 꼭 어린 아이의 부모만이 아니라 청소년기 아이들의 부모까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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