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완전한 죽음
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기욤 뮈소의 작품을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손에 잡지 못한 지 꽤 오래 되었다. 그러다가 읽게 된 책이 완전한 죽음이었다. 읽어보니 어째서 기욤 뮈소의 작품이 그리도 많이 읽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야말로 책이 술술 읽혔다.
성공한 변호사 네이선 델 아미코는 사랑하는 아내 맬로리와 현재 이혼한 상태다. 그토록 기다렸던 아들 숀을 잃은 후로 둘 다 아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아들을 잃은 죄책감과 괴로움을 오로지 일하는 것으로 잊으려고 했던 네이선에게 맬로리는 서서히 지쳐갔던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내를 사랑했던 네이선은 하루하루를 그저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나타난 메신저 가렛 굿리치박사는 죽음을 예고한다. 이제 죽음을 앞두게 된 네이선은 돈도, 일도 그가 그토록 열심히 쌓아올렸던 명성도 모두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 모든 것이 아내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아내가 떠나고 가정이 사라진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네이선은 그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된다. 전혀 모르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돈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장인이 술취해 저지른 실수를 자기가 대신 뒤집어 쓴다. 사랑하는 가족, 맬로리와 보니를 위해서 그는 모든 것을 희생할 결심이 되어있었다. 죽음이 임박해서야 그럴 결심을 할 기회가 생겼을 뿐 삶이 지속된다고 생각했을 때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희생했을 뿐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과 죽음 사이 어디쯤에 놓여있다. 그러니 죽음의 이야기는 또한 삶의 이야기가 된다. 캔디스가 죽기 전에 아버지와 화해가 필요했듯, 네이선이 가족과 다시 화목해져야 했듯, 우리 모두는 가장 소중한 것을 죽기전에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메신저가 찾아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늘 죽음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