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은 누가? - 주홍색연구

셜록 홈즈 전집 1 (양장) - 주홍색 연구 ㅣ 셜록 홈즈 시리즈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주홍색 연구는 홈즈 추리 소설의 가장 첫 번째 놓인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자인 왓슨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두 사람의 동거생활이 시작되면서 왓슨은 홈즈의 기묘한 능력에 관심을 갖게 된다. 과학과 논리로 이루어진 그의 추리가 사람들을 깜짝 놀랄만큼 잘 들어맞는다는 것에 누구든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모르몬교도가 정착하여 이루어진 솔트레이크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이들을 억압하기 시작하면서 최초의 범죄가 발생한다. 그들끼리는 종교에 따른 심판이었을지 모르지만, 객관적으로는 살인에 다름아닌 사건이었다. 최초에 죽을뻔 했던 부녀를 도왔던 손길이, 후에는 그 두 사람을 죽이려는 손길로 바뀐다는 것은 인생이 가진 비극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범죄에서 비롯된 복수극이 바로 홈즈의 날카로운 추리에 의해 밝혀지게 된다. 그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심판하고 죽였던 것처럼, 호프 역시 자기의 신념대로 심판했던 것이다. 그러나 신이 그를 부른 후에 그에게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홈즈시리즈였다. 새로 나온 추리소설을 읽을 때면, 홈즈의 생각이 나곤 했다. 어쩌면 옛날에 쓰인 작품이 이렇게나 빠르게 변하는 세월 속에 살아남은 것도 모자라 여전히 감탄할만큼 뛰어날 수 있을까. 여전히 많은 추리소설에 영감을 남기면서 말이다. 앉아서 추리하는 뒤팽과, 몸으로 뛰는 메그레, 그리고 이 둘을 적절히 섞은 듯한 홈즈. 탐정들과 함께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은 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