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는 불안한 엄마만 있지만 사실 아빠도 불안하다  무관심한 아빠는 불안한 아빠의 다른형태일 뿐이다. 누군가를 온전히 자기 책임 아래에 두어야 한다는 것. 누군가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아이를 낳는 일은 어느정도 저절로 이루어졌는데, 이런 책임과 부담은 저절로 극복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어른이라도 불안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큰 아이를 낳고 나서 나는 무척이나 불안했다. 어떻게 키워야 하나. 내가 무언갈 잘못하면 아이가 잘못 자라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이가 자라면 엄마로서도 좀 더 성숙해지고 불안도 사라져야 하는데, 아이가 자랄수록 불안도 자란다. 이미 어딘가에서 틀어져버렸나. 자랄 때를 놓친 건 아닐까. 지금부터라도 뭔가 바꿔야 하지 않을까. 내가 모르고 넘어간 것 때문에 잘못되면 어쩌나 더 자라기 전에 내가 뭘 좀 해야할텐데. 등등. 아마 엄마의 불안은 자신이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엄마가 불안할 때 아빠는 무관심한 듯 보인다. 아이가 잘못되어 가는 것 같다는데, 크면 괜찮아져. 혹은 그정도로 걱정할 필요 없어. 등으로 일관하는 아빠. 혼자 동동거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엄마는 속상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점점 지내면서 아빠도 걱정을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빠도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잡기 어려워하는 것이다. 아빠에게는 어쩌면 예민한 엄마로 인한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그 불안감은 아이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엄마로서 아직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임을. 그러니까 결국 나로 인한 불안감이라는 것을 깨닫자. 그러면 조금은 아이로부터 조금 떨어져서 자신을 관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조언을 해주고 있다. 불안을 내려놓고 심호흡하며 가라고. 엄마로서의 생은 길다. 긴 생애에 불안을 안고 가기 보다는 안정을 안고 가는 것이 나와 아이에게 모두 유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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