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관계를 다룬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삼각관계가 문제가 되는 것은 거의 소설이 끝나갈 무렵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이전은 주인공 다이스케의 내면이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그 감정에 충실하기로 결심하는 일련의 과정들이다. 나는 다이스케에게서 끊임없이 이상의 <날개> 주인공을 떠올렸다. 둘 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게으름뱅이들이었으니까. 모두 지식인이었으나 무능력했고, 자의식과 감각은 너무도 예민해서 다른 이들은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느낌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했다. 다이스케는 그것을 치러내고 그덕에 유유자적하게 보이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