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안티 해피엔드를 외치며 이 작품을 쓴 듯 하다는 해설이 있다. 어째서 원하는 결말에 그토록 쉽게 이를 수 있느냐는 말이 그렇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추리 소설에서 해피엔드가 있을 수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해피엔드에 반격을 한다는 사실이 그닥 새롭지 않다. 누군가를 죽였는데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설사 범죄자를 죽였다고 할지라도 누군가를 살해했다는 괴로움 때문에라도 행복할 수 없는 법이니까. 오히려 나는 제목을 보고 이 소설은 범죄가 담겨있는 소설이라는 말을 재미있게 만들어 낸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제목을 어찌 해석하든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결국 불행해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불행하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인물도 있으니 (그저 삶의 한 방식으로 생각해 버리는 약간은 섬뜩한 인물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러한 결말에 이르면 독자들이 헉! 하고야마는 반전도 자리하고 있다. 조금 특별하기는 하지만 주변에 충분히 일어났을법한, 혹은 뉴스 속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사건들이 이야기로 다뤄지면서 이면의 진실을 대하게 될 때의 충격같은 것이랄까. 짤막한 이야기들의 나열로 되어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흐름이 끊길 위험은 없다. 대신에 이야기가 끝나면 다음 이야기가 계속 읽고싶어지는 중독성 같은 것이 있다. 해피엔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을 알고 읽는데서 오는 은근한 스릴도 있다. (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인 장면이 나오게 되는 거지? 라거나, 주인공이 정상적인 서술을 하는데도 정상인이 아닐것만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 같은) 이러한 소소한 재미들에 빠져 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