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0
허균 지음, 김탁환 엮음, 백범영 그림 / 민음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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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은 고전중의 고전이다.자신을 위협하는 모든 어려움을 제거하고 결국은 율도국이라는 이상국을 건설하는 그의 모습은 이후 나오는 모든 영웅들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보았던 만화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정의의 편에 서서 약한 자를 괴롭히는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는 영웅. 현대에도 이런 인물이 매력적일진대, 과거에는 오죽했을까 싶다.

 

민음사판의 홍길동전에는 완판본과 경판본. 이렇게 두 판본이 실려있다. 뒷 부분에는 영인본이 과거의 형태 그대로 실려 있어서 옛 한글의 형태를 만나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천천히 읽어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수묵채색이 되어 있는 그림들과 함께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때 수묵화를 그리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았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 그렸던 나무와 산들을 떠올리면서 그림도 함께 감상해보았다.

 

홍길동전은 개인의 창작물이긴 하지만 현재처럼 인쇄된 채로 전달된 것이 아니라 필사의 형태로 전달되었었기 때문에 약간의 변형이 일어나기도 했을 것이다. 최근까지도 홍길동전은 연극으로, 뮤지컬로, 만화영화로,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에 원전과 다른 다양한 홍길동의 인물됨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홍길동이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사회의 부조리함에 울분을 토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을 향해가는 그의 모습은 큰 변화가 없을테지만.

 

홍길동은 능력이 있는 인물이었으나 서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사회에 편승하여 승리할 수 없었다. 물론 그가 실제 양반으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의 성품이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어울렸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도술의 존재이다. 물론 고전소설이고, 비현실적인 내용이 들어간다고 해서 옳지 않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도술이 아니고서는 이겨낼 수 없는 어려움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신이한 힘이 아니고서는 홍길동은 자신에 반하는 사회의 모든 장애를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도적질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가난과, 도술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라는 생각은 홍길동을 응원하는 한편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일 것이라는 안타까움도 강하게 드는 것이다.

 

허균은 시대를 앞선 인물이었다. 그가 양반제도의 철폐까지 생각하지는 못했을지라도 그는 능력있는 인물을 재야에서 썩게 만드는 사회제도는 결국 뿌리부터 흔들리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기의 능력과 관계없이 단지 신분만으로 얻은 자위라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남에게 위해를 가하는 어리석고도 위험할 뿐이라는 사실은 단지 조선시대뿐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시사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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