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국왕이 마침내 말했다. "나에 대한 존경심을 저버릴 수도 있을 텐데." ... "네가 만일 웃는 날에는 내 손에 죽을 줄 알라!" ... 그는 다름 아닌 난쟁이였다. 그것도 걸치고 있는 흰 담비 모피 아래로 분명히 표시가 나는 곱사등이 난쟁이였다. "자,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키 작은 국왕이 슬픈 표정으로 소리쳤다. (중략) "그 국왕은 자신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셨는데요?" 양치기 소녀가 궁금해서 물었다. "그러니까 그분께서는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드셨어. 맨 처음에는 아이들한테, 그리고 다음에는 백성들 전체한테." ... "그 분께선 함께 웃으셨지."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별안간 국왕에 대한 두려움이 경외심으로 바뀌게 되었어. 그러면서 그 분을 사랑하게 되었지." 불행한 나라의 난쟁이 국왕.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이 없다. 그는 큰 소리를 내며 나라의 모든 일을 다스리면서도 아주 가까운 그 누구에게도 자신을 보이지 않고 두려움 속에서 괴로워만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안에도 난쟁이가 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조종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난쟁이. 남에게 보이면 그들의 비웃으며 자신을 업신여길까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가리려고 했던 많은 난쟁이들이 사실은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날 때,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이면서 함께 웃어버릴때 사랑이 피어오르도록 하는 마술사가 아닐까. 사랑은 완벽한 것을 보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을 볼 때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상대가 나에게 의지해도 괜찮다고 생각 될 때 사랑이 생긴다. 나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아마 아니.. 라고 대답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