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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내 인생 ㅣ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벵자멩 쁘와렝은 뚱보다. 매우 거대한. 그러나 그는 잣니이 뚱보라는 사실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저 조금 불편할 뿐이랄까. 그는 한편으로는 보통 뚱보와는 다르다. 그에게 있어 '먹는다'는 것은 일종의 인생철학이다. 맛있는 것을 만들어서 맛있게 먹는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것! 그러한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은 벵자멩에게는 인생 전체를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생각일 뿐이다. 그러던 그가 클레르를 좋아하게 되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결국 얼마간 감량까지도 해 보지만, 대부분의 다이어트 경험담이 그렇듯이 실패하고 만다. 결국 클레르와는 어색해졌다가 다시 친해지게 되는데, 사실 나는 그 스토리 보다도 벵자멩을 상담해주는 아버지의 여자친구가 더 인상적이었다.
벵자멩의 아버지도 벵자멩과 같은 뚱보. 그러나 그에게는 클레르처럼 자신의 몸을 줄여야만 좀 더 자신감을 가져볼 수 있는 여자친구가 아닌. 있는 그대로로 충분한 역시 뚱보 여자친구가 있다. 그녀는 몸매만큼이나 자신감과 유머러스함 그리고 지혜가 넘친다. 그녀의 지혜는 벵자멩에게 상담해줄 때 그야말로 빛이 나는데 나는 그처럼 청소년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처럼 쿨하고 센스있는 처방을 내릴 줄 아는 그녀의 재기에 반해버렸다. 나도 그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소설 속 캐릭터를 만났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