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모른다 - 모방범 1

모방범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제목이 왜 모방범인지 일단 1권만 읽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아직 아무것도 모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쉽사리 짐작할 수는 없지만 일단 범인 한 명은 확실하게 잡힌(이걸 잡혔다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듯 하고, 한 명은 범인이라기 보다는 희생자쪽에 가깝다는 추측 뿐이다. 그래서 지체없이 2권을 집어들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결국 현재 2권을 탐독중이다.)

범인은 그야말로 범인다운 이력을 갖고 있다. 부모에게 제대로 양육받지 못한 기억. 죽은 누나의 환영 때문에 괴로웠던 매일매일의 삶.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정체를 확립할 수 있는 힘을 그는 살인에서 찾은 것이다. 피해자의 눈물이나 고통을 즐기면서. 아마도 연쇄살인을 하는 인물들의 심리는 진짜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상대보다 우위에 있다는 짜릿함. 1권의 마지막에서 그는 죽은 누나에게 쫓기듯 살인을 저질러버렸지만 이제 2권에서는 그가 살인을 즐기기 시작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 

초반에 관심을 모았던 시게코와 신이치가 어떻게 되는지 후반에는 읽지 못해서 궁금해 하고 있는 중이다. 잔인한 운명에 놓인 신이치는 (명탐정 코난에서는 놀라운 추리력의 소유자인 신이치가 어쩌다가..ㅠㅠ)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한편으로는 신이치를 도우면서 한편으로는 그를 통해 '한 건' 올리려고 하는 시게코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내용이 길 것을 염두에 두고 인물들을 노트에 메모해가면서 읽었다. 덕분에 다행하게도 줄거리가 꼬이지 않는다. 기억력을 의심하면서 살아가시는 분들은 메모하면서 읽으면 줄거리 기억에 조금 더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 ^^

주변에서 이 두꺼운 책이 잘 읽힌다는 말을 듣고 언젠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2009년을 다 흘려보낸 막바지에서야 이 책의 실체를 보게 되었다. 이렇게 흡입력있는 추리소설은 실로 오랜만이다. 2권, 3권까지 올 해 안에 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