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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역주행하는 오토바이 폭주족은 도로교통 위반 뿐 아니라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것과 같은 행위로 취급되므로 폭행의 혐의까지 두어 처벌한다는 뉴스를 들었다. 자동차는 문명의 이기중에서도 뛰어난 것이기는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그같이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법'을 어길 일은 경범죄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다. 껌을 뱉거나 고성방가를 하는 정도는 누구나 하겠지만, 도둑질을 하거나 살인을 하는 일은 누구나 하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자동차에 올라타는 순간 사람들은 범의 경계선에 함께 오르게 된다. 손쉽게 핸들을 돌리는 것 하나로도 엑셀레이터를 밟는 발의 강도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든지 상해, 살인을 하는 범죄자가 되어있을 수 있다. 초보운전자인 나는 운전을 하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얼마나 쉽게 죽을 수 있는 것인지, 또 자동차가 부딪히지 않고 자유롭게 도로를 주행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기적인지 실감하고 또 실감했다.
<교통경찰의 밤>은 이렇게 쉽게 법의 테두리를 넘은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경계심을 심어주는 책이었다. 사건이 기묘한 우연으로 둘러싸인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우리가 뉴스에서 종종 보게 되는 교통사고를 소재로 하고 있어 어쩌면 진짜 이런 사건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묘한 현실감까지 들었다. 단순한 불법주차로 아이의 목숨을 구하지 못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 남편의 죽음에 대한 법의 책임을 묻기 위해 차앞으로 뛰어들어 목숨을 내던진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무심코 던진 빈 캔때문에 시력을 잃은 여인이 자신도 모르게 복수하게 되는 이야기 등. 때로는 우리가 아주 간단하게 무시하던 교통법규의 날개짓이 나를 또는 남을 파괴할 위력을 가진 폭풍으로 돌아오는 데에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음을 이 책의 사건들이 말해주고 있었다.
추리소설이기는 하지만 교통법규준수!!! 라는 위대한 교훈을 담고 있는 교훈적인 소설이라고 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