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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전설과 마주하다 - 우리 시대 작가 25인의 가상 인터뷰
장영희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작품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작가를, 혹은 주인공을 만나보고 싶다고.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아무런 질문없이 그저 보고 싶다는 열망만 생길때도 있다. 나에게는 어린시절 동화작가 선생님이 그랬다. 막연하게 그 작가 선생님을 만나고 싶었다. 물어보고 싶은 말이 무어냐고 한다면 글쎄. 그런것은 없었다. 단지 그 분을 만나면 그 분이 쓴 소설 속의 학교가, 그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하는 그런 엉뚱하지만 제법 진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편지도 쓸 수가 없었다. 편지는 소설이 실재한다는 그 이야기가 사실일수도 있다는 내 어린 마음에는 전혀 위로가 되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 시절에는 이야기를 손으로 잡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잡아보고 싶은 이야기가 나왔다. 문학의 전설들. 작가들 주인공들 또는 어느 작품에나 등장해버리는 신이한 인물까지 만나서 그들의 말을 들어볼 수 있는 책. 책을 받아들고 허겁지겁 읽기 시작했다. 누가 있을까. 어떤 대답을 했을까. 무엇을 물어봤을까. 나는 그를 어떻게 생각했었나. 하는 다양한 고민들이 책 속으로 고스란히 쏟아져 들어갔다. 묻는 사람의 기질과 답하는 사람의 기질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대화를 읽으면서 나 역시 웃기도 하고 심각해지기도 했다. 작가와 작중인물의 만남은 작품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얼마나 치열하게 작가가 인물을 창조해 내는지 또 인물역시 작가에 의해 부여받은 삶을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내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상 인터뷰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인터뷰를 한다고 해도 아마 이런 유사한 대담이 되지 않을까. 물론 실제 인터뷰가 가능한 인물은 없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