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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잘 쓰는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하루키가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불후의 명작' 이나 '공전의 베스트셀러'를 쓰고자해도,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지만, '몇 번씩 되풀이 해 읽어도 그때마다 다르게 읽히는 소설'을 쓰기란 노력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쓰고 싶다. 고.
그의 말대로 어둠의 저편은 그런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기억'은 하나의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때로는 큰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그의 메세지에도 어느 정도는 동의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이란, 그리고 추억이라고 하는 것들은 아름답게 남기 때문이다.
아주 창피해서 지워버리고 싶어지거나, 무척이나 공포스러워서 잊어버리기 힘든 것들까지도
오래 지나고나면 대부분은 희석되고 마치 포토샵으로 뽀얗게 처리한 사진처럼 남게 되는 것이니까.
누구나 상처를 입고 살아간다.
그것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간. 어둠의 시간이다.
잠을 통해 그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언니 에리와,
잠을 자지 않으면서 그 상처를 기억하지 않으려는 동생 마리
그리고 상처때문에라도 밤에 깨어있어야만하는 사람들.
그가 그리고 싶었던 어둠은 그 상처. 그리고 그 너머는 그들이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 기억. 그것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