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왜 시간여행자가 아니라, 그의 아내일까를 궁금해 하며 펼쳐든 책이었다.

시간여행자라니.

아내를 두고 혼자 시간 여행을 한다는 뜻이라면 그건 좀 이기적일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그건 일종의 병이었다.

병.

조금 특이한 병이기는 하지만 치료할 수도 없고

결국은 그로 인해 상처입고 죽기까지하는 병.

 

읽으면서 머릿속을 떠다니는 생각은 결국 시간여행자의 아내 역시 시간여행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현재를 계속 살아가고 있지만 미래를 알고 있다. 과거를 만나기도 하고 미래를 만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녀 역시 일종의 시간여행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그녀의 인생은

수직선의 생활을 따라가고 있는 삶인 것처럼 지속된다.

어릴 적에는 그를 만나는 그 정점을 향해서

그리고 그 이후에는 그 정점을 지나서 삶이 계속된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에는 그를 다시 만나는 그 순간을 향해서 계속된다.

삶은 계속되고 있다.

흘러간 것을 돌이킬 수는 없다.

미래에 일어났던 일들은 이미 과거에 일어났기 때문일까.

 

클레어에게 나타나는 시간여행의 의미와 같은 의미로,

우리 역시 일종의 시간여행자는 아닐까

우리도 끊임없이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예견하고

그 미래에 가기 위해 확신하고

때로는 인생의 어떤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그 정점을 지나치고

그리고 소멸해간다.

소멸해 가는 그 순간에도

우리 인생에서는 기억해야 할 그 무엇들이 늘 존재하고 있다.

 

삶을. 그리고 시간을. 기억을. 사랑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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