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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상가들은 많다.
시대가 혼란할수록 많아지고
또, 시대의 흐름을 따라 부침도 심하다.
우리 시대의 사상은 무엇이었을까.
비전향장기수들의 이야기를 하거나 들을 때
나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 일에 관여된 인생의 기간도 별로 없고,
관련된 인생이 있다고 하더라도 관심도 없다.
내가 살아가는 일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공무원의 딸로 자라난 어린시절을 가졌기 때문에 특히나 더 그랬다.
운동권. 이라는 말도 거의 무색할 때 즈음에 대학을 다녔다.
오히려 명색만 있고 명분은 없는 운동권에 비판을 가하는 대학생이었다. 나는.
인간연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수록 이해가 되고 마음을 쓰게 되는 책이었다.
그것이 사상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나오는 글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이 성숙해 간다는 것은 나이를 의미함이 아니다.
윤혁이라는 인물의 정치적 성숙은 그야말로 그의 나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기 인생을 빛내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죽음 앞에 이르러서도 자신의 전향이 자기 의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밝히고 싶어했던 박동건과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으나 전향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이어나가는 윤혁이라는 두 인물을
마치 도식화하듯이 드러낸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