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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은이 발터 뫼르스는 1957년 독일 묀헨글라드바흐에서 출생하여 만화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고 1985년 최초의 책을 출간하여 독일 함부르크에서 작가 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 <엔젤과 그레테>는 허구의 대륙 차모니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루모와 어둠속의 경이로움> -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으로 출간됐다.- 역시 차모니아 배경이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두 책 모두 한국어판이 나오기 전이라 전작을 먼저 읽고 읽을 수 없어서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는 작가이다. 작가는 미텐메츠를 주인공이자 원 저자로 묘사하고 있다. 자신은 차모니아어를 번역하여 썼을 뿐이라는 말이다. 작가들은 떄로 이런식의 트릭을 쓴다. 박지원도 그랬고. 과거에는 자신이 쓰지 않았다는 방어기제로 활용했지만 이번 책에서는 주인공의 존재를 좀 더 사실화 하고 싶어서라고 생각된다. 살아있는 공룡작가가 썼다. ㅋㅎㅎㅎ 이런 사실을 상상하면서 공룡이 쓴 소설로 읽어봐도 은근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동화를 좋아하니까. ^^
미텐메츠는 차모니아 대륙에서도 린트부름 요새에 사는 공룡이다. 이 요새에 사는 공룡들은 모두 시인들이다. 그들은 늘 시를 생각하고 모두에게는 한 명의 대부시인이 있어 글을 배운다. 공룡의 몸집만큼이나 많은 언어들이 그들 사이에 존재한다. 미텐메츠는 그 대부시인의 유언에 따라 책의 도시 부흐하임에서 책과 관련된 온갖 기이한 모험을 하게 된다. 오래된 책들은 생명을 얻어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하고 어떤 책들은 귀한 몸이 되어 책 사냥꾼들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작가가 책들을 만들기보다 책들 스스로가 지배하는 나라같은. 그 도시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상상하기 어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매우 매력적이기도 하다.
이 여행을 통해 미텐메츠는 '오름'을 얻게 된다.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이 '오름'은 일종의 '영감'같은 것인데, 얻으면 무조건 대박나는 작품을 쓰게 해 주는 '영감'이다. 작가들에게 '소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이야기'거리'를 찾기 위해서 혹은 이야기 거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오름'을 얻고자하는 소설속 인물들에 공감할 것 같다. 물론 대로 우스꽝스러워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새로운 대륙.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모험이기에 상상하며 읽기는 그닥 쉽지 않지만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