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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의 서
로버트 실버버그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엄마처럼은 되지 않을 거야. 아빠처럼은 되지 않을 거야. 라고 말했던 철없던 시절이 언젠가, 인생에 한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아니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한번쯤은 엄마처럼 살고 싶지만 그 방식 말고 내 방식으로, 살거야. 이렇게 생각한적이 한번쯤은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우리들을 위한 책이다.
여기 네 청춘이 있다. 각기의 꿈을 가지고 영생을 향해 나아가는 두개골의 서에는 분명 둘은 죽고 둘은 산다고 되어있지만 그들은 그것을 그닥 믿지 않는다. 자기들에게는 그런 위험이 닥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들은 영생을 결국 얻을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굳게 믿는 것은 그래 그. 그 혼자라고 해 두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
사원에 도착한 그들이 결심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내가 영생을 얻는다면 만에 하나 얻게 된다면 저 사원에 갖힌 저들처럼은 살지 않겠어. 라고. 네명의 청춘이 꿈꾸는 영생의 모습은 각기 다르다. 그러나 하나같이 화려하고 멋지다. 그야말로 영생을 얻는다면 누구나 그렇게 살고 싶어 할만한 인생을 말하는 그들.
그러나 친구 둘의 생명과 바꾼 영생을 가진 그들은 그 삶의 무게 때문에 사원에서 조용히 자리잡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인생은 그런 것. 나는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고 버둥거리지만 결국은 그렇게 살게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살게 된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우리는 그렇게 살면서 생의 부분들을 채워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러한 삶을 인정하고 젊은 날의 꿈을 격려하게 되면서 끝내는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