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찾아서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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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설화는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다. 입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부풀렸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설화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진짜일 수 있겠지만 세세한 부분은 대부분이 가짜이다. 때로는 핵심적인 부분마저도 가짜일 때가 많다. 그래서 설화는 허구고, 소설의 전신이다. 하지만 설화의 탄생은 그렇지 않다. 아주 사소한 일이었을지라도 사실이 먼저 일어났고. 그 사실이 불어나다보니 허구가 된 것일뿐. 그러니 이 이야기도 어딘가에서는 사실이었을지 모른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부풀렸고, 그게 작가를 만나서 생명을 얻어나간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것은 상상이지만. 

어린시절 마을의 우상이었던 마사오. 그가 죽었다. 서술자인 장원두 - '나'는 친구인 재천의 연락을 받고 마사오의 장례식에 들른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고향의 향기. 졸고있는 버스 운전기사를 향한 불안감을 잊어버리기 위해서라도 그는 추억 속에서 마음속의 왕이었던 마사오를 꺼내어본다. 마사오와 그가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마사오는 왕이고, 왕이라면 당연히 누구나와 관계가 있다. 그와는 그런 관계이면서 동시에 왕의 주변인인 광자, 세희와는 밀접하다고도 할 수 있는 관계이다. 한날 한시에 태어났지만 타고난 이야기 덕분으로 왕의 자리를 노리는 친구 재천과 함께. 

사내들에게 강하다는 것은 충분히 전설이 될만한 자질일 것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자에게 아름답다는 것만큼이나 절실한 어떤 것일까. 어떤 여인들은 아름다움 이라는 무기 하나로 세상을 가지고, 어떤 사내들은 강하다는 것 하나로 세상을 평정한다. 그리고 우리의 새로운 왕은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군림할 것이다. 왕은 누구인가. 어느 누구도 차지할 수 없었던 전설 시대의 왕은 그 빈 자리를 남기고 떠나버렸다. 전설을 가지지 못한 왕은 전설이 통용되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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