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난 죽고 없을 거야 탐 청소년 문학 2
줄리 앤 피터스 지음, 고수미 옮김 / 탐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인터넷에서 한 달에 몇 번쯤 보았을까. 아니 이제는 한 달도 무색하게 한 주에 몇 번쯤일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의 비행과, 왕따. 폭력. 사건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울까. 대부분은 즐겁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대부분이 아닌 나머지에게 학교는 어떤 곳일까. 다닐만 한 곳. 정도라면 모르겠다. 하지만 다니고 싶지 않은 곳일 수도 있다. 이유는 공부가 아니라 친구다. 누군가에게 학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자살을 이미 시도해 본적도 있다. 아직 그 상처가 다 낫지도 않았는데 다시 자살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소녀가 사이트에서 부여받은 시간은 23일이다. 소녀에게는 너무 긴 시간이지만 그보다 더 짧은 시간에 실행할 수는 없다고 한다. 사이트에는 소녀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준비하고 있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자살 이유를 털어놓으며. 자살 이유를 털어놓는 이유는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들을 모두 가지고 죽는다면 죽음 이후도 끔찍할테니까.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들에게 대항하기보다 스스로를 사라지게 하고 싶은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도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한 사람들. 소녀 역시 자신을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죽도록 자신을 미워하니까. 

소녀가 말을 할 때에는 누구도 소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소녀가 말을 하지 않으니까 소녀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은 자살자가 살아있을 때에는 외면하다가 죽고 나면 관심을 기울인다. 아무 소용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죽고 나서야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공감하기 시작한다. 역시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 관심과 애정은 아무것도 되돌려 놓을 수 없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독자에게 작가는 묻고 싶은지 모르겠다. 결국 이 소녀가 살아남았겠느냐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지었겠느냐고. 산타나와 함께 저녁을 먹는 소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느냐고. 그렇다면 당신 역시 누군가에게 산타나가 되어줄 수 있겠느냐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저 글로는 부족하다. 살면서 해야한다. 그래야 소녀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짐작해 볼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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