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들
로빈 브랜디 지음, 이수영 옮김 / 생각과느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나는 오래 전부터 테레사와 다른 교회 친구들이랑 지내 왔다. 내가 그 종의 일부라는 데에 매우 만족하면서. 그런데 일 - 데니 피어스의 일 -이 생겼고 내 안의 무언가가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껍질을 벗고, 혹은 아가미나 다른 무엇이 생겨나는 고통이 있었지만 비로소 나는 새로운 생명체, 지금 여기의 내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내 과거의 종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페이지 : 324쪽



 


주인공 미나 리사는 독실한 근본주의 교회신자였다. 그녀는 교회 친구들 이외의 친구들은 사귀지 않았으며 사귈 필요도 없었다. 그러던 중 교회 친구들이 데니 피어스라는 한 남학생을 그가 '게이'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그러니까 동성애자일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회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괴롭히기 시작하자 자신이 속해있던 집단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결국 데니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고, 그 때문에 죄책감을 느낀 미나는 그에게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를 적으며 미안해하는 편지를 보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조직을 배신한 댓가. 당연히 데니의 부모님은 가해학생들의 부모와 이를 부추긴 교회의 목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이에 미나의 편지가 중요한 증거자료로 사용되었다. 교회 식구들 대부분을 고객으로 하고 있었던 미나의 부모님은 보험규정에 따라 교회 식구들의 손해배상을 해 줄 수 없다는 말을 전해야했고. 교회 식구들은 이에 분개하여 부모님을 고소하겠다고 한다. 사면초가에 빠진 미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과학 시간에 케이시라는 재주 있고 상냥한 남학생을 파트너로 만나면서 미나는 조금씩 회복해간다. 과학 선생님인 셰퍼드 선생님은 과학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미나가 두려워하는 웰즈 목사와도 당당하게 대적함으로써 그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케이시의 누나 케일라는 똑똑하고 밝은 여학생으로 학교 신문 편집장을 맡고 있으면서 자기 개인 블로그에 매일 800명 이상이 방문하는 언론인이다. 그 덕분에 미나는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에 올릴 수도 있게 되고, 또 자기의 의견을 지지해 주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게 된다. 상처를 받았지만 그를 계기로 자기를 둘러 싼 '껍질'을 깨고 나올 힘을 얻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기초는 그녀가 애초에 품었던 깨달음 - 데니가 진짜로 게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어떻든 친구들이 그에게 매우 큰 상처를 주고 있다는 깨달음 - 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나는 자신이 '진화'했다고 여기지만 사실 그것은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껍질을 벗는 것은 진화라기보다는 변태니까. 하지만 어떤 표현이 되었든지간에 그녀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약한 부리로 자기의 껍질을 부수려는 시도를 했고, 그 덕분에 더 단단해진 부리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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