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장미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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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의 노동현실과 그 때문에 일어난 파업을 선생님의 의견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 순수하고 어린 여학생과, 삶의 밑바닥을 경험했기에 더이상 희망같은 것을 꿈꾸지 않는 퉁명한 남자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소설이다.  소설 속의 이민자들의 모습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우리 역사가 바로 그와같은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일 것이다. 열심히 일해도 하루하루 먹고 사는 걱정을 해야하는 임금. 이들은 빵을 원할 뿐 아니라 장미도 원한다고 외쳤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 아름다운 것을 보고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 그게 최소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었으리라.  

로사와 제이크는 이 노동파업의 주체이면서 객체이다. 로사는 직접 노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업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로사의 엄마와 언니가 파업에 참석하게 된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로사가 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은 로사가 배곯는 미래가 찾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파업에 동참한 것일테니까. 로사는 학교 선생님의 교육적 지도 아래 파업에 대해 공포심을 갖고 있지만 글을 안다는 이유로 유명한 빵과 장미 피켓을 제작하게 된다. 이 어린 소녀가 파업의 문구를 제작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아이가 선동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볼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제이크는 실제로 노동자였고, 그렇기 떄문에 파업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적극적 가담자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의 입장은 오히려 보호 받아야 하는 어린 소년에 가깝다. 매를 맞으면서도 아버지의 곁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는 소년의 현실이 글을 읽는 내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빵과 장미 모두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인물은 소녀보다 이 소년이다. 어쩌면 아름다운 걸리 플린 부인을 만나 그녀에게서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 때부터 소년에게 장미꽃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일지 모른다.  

두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만나 머나먼 곳 버몬트 배러에서 헤어지기까지의 여정은 아슬아슬하지만 아름답다. 소년 때문에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면서도 결국은 소년도 행복해지기를 기도했다는 로사의 말은 정말이지 장미꽃만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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