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글이다. 난쟁이 아버지의 쌍둥이 아들.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키가 크지 않는 두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늘 키 때문에 놀림을 받는다. 체육선생님에게서는 늘 세트 취급을 받으며 구박을 받아야 했고, 신체검사 때에는 마음을 졸여야 했고, 수학여행에서는 급기야 키 작은 남학생과 키 큰 여학생의 조합에 끌려 나가야 했다. 자신이 선택할 수도, 자신이 노력해서 이룰 수도 없는 것으로 인해 차별을 받을 때 우리는 그 어떤 때보다 좌절하게 되고 상심하게 된다. 이 두 아이들의 경우에도 그랬다. 합은 형이다. 그는 공부를 통해 꿈을 이루려고 한다. 수학여행에 갈 때 공부를 하는 놈은 모자라다고 아무리 야유를 퍼부어도 굳은 심지의 그는 공부를 꾸준히 한다. 의사가 되어서 키 크는 약을 발명하려고. 동생 체는 몸을 움직이는 성격이다. 사회선생님으로부터 체 게바라의 이야기를 듣고 게바라를 형님으로 모시는 그는 우연한 기회에 계룡산도사 계도사를 만나 키 클 수 있는 방법을 듣고는 실행하기로 결심한다. 둘의 합체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동굴에서 33일간의 수련을 떠난 두 아이들. 아이들은 과연 키가 커 질 수 있을까? 신체의 키 뿐이 아니다. 형제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난쟁이 아버지를 부끄러워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진정한 성장은 몸의 성장이 아니라 마음의 성장에 있음을. 마음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자기 안에 있는 혁명을 실현할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음을 이 소설은 말해주고 있다. 술술 읽히는 성장 소설을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