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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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외로움에 대하여

감정이 결여된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이 들 정도로 세상에 무관심한 아이바 준은 자살을 시도합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후 그는 줄곧 외로웠고,그러니까 세상 누구도 관심없는 자신따위는 죽어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 그에게 사신이 다가와 어차피 죽을 목숨 시계와 바꾸자고 해요. 그가 주는 시계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시계입니다. 36시간에 한 번 사용 가능하고, 최대 24시간을 돌릴 수 있죠. 미래를 안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저는 일단 로또...) 약간의 오류가 있기는 했지만 아무튼 아이바는 집에서 독립하고 남은 수명 3년 동안 살 만큼의 돈도 벌어둡니다. 이제 허무만 기다리고 있을 그의 남은 생애. 여기에 한 소녀가 뛰어들어와요.

그녀의 이름은 이치노세 쓰키미. 중학생 소녀입니다. 자살의 이유는 너무 많은데요. 사랑하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재혼한 엄마때문에 만나게 된 의붓 아버지는 그녀를 전혀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점점 가족으로부터 멀어진 그녀는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고요. 이렇게 나열하면 어쩜 그런 불쌍한! 이란 생각이 드는데, 그녀가 죽고 싶은 이유도 사실은 하나예요.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지독한 외로움'이죠.

 

서로가 서로에게 이유가 될까.

처음에는 아이바가 이치노세의 죽음을 막습니다. 계속 끈질기게 방해하면서 죽기 전에 그녀 한 사람은 살려두고 가고 싶다는 희망을 품죠. 어쩌면 그의 생애에 유일한 목표이자 바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어릴 때 품었던,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는 희망은 품자마자 좌절되어 버렸으니까요.

시간을 돌릴 수 있었기에 그는 그녀를 만났지만, 그녀를 만났기 때문에 그의 삶은 시계를 받기 전과 너무나 달라져 버립니다. 이치노세를 외로움에서 꺼내놓고, 다시 그 외로움으로 돌려보내야할 지도 모르는 그. 그리고 그가 없으면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참 예쁘고,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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