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비객 1
한상운 지음 / 영언문화사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한상운의 양각양을 읽고, 뒤집어지도록 웃던 기억이 있다. 이 기억 자체에 대해서 나는 약간 의문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후에 읽은 한상운의 몇 편의 소설에서 나는 도무지 그때와 같은 포복절도할 블랙 코미디를 다시 찾기 힘들었기 떄문이다. 심지어 무림맹 연쇄 살인사건같은 소설은, 불량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번에 재간된 독비객을 읽으면서는 (독비객은 나름대로 매니아들 사이에서 고전으로 회자되는 책 가운데 하나다.) 그래도 다시 좀 낄낄거리면서 웃을 수 있었다. 특히 똥밭의 혈투 - 변소를 폭발시키고는 똥으로 시야를 가려가며 싸우는 그 더러운 혈투는, 역시 한상운...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무림맹 연쇄 살인 때문에 느꼈던 실망을 어느 정도 되살려주었다. 꽤 괜찮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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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유혹 전2권 세트
귀여니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의 말로는,
대출 순위, 부동의 1위는 틱낫한의 "화", 그리고 부동의 2위는 귀여니의 늑대의 유혹이라는군요.

엽기적인 그녀, 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모티콘이 난무하고, 맞춤법이 신나게 --; 파괴되고, 그런 맛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군요. 이모티콘이래봐야 O_O, -_-; ^O^, 뭐 이런, 열 개 이하 정도, 제가 봐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네요.

맨 처음에는 누구랑 채팅하는 기분이 들어서 재밌었고, 초반부에는 고등학생의 미숙함이 귀엽게 보여서 재밌었고, 중간쯤에는 순정만화를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으되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어딘지 이게 구무협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로맨스를 얼마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전에 읽던 로맨스와 늑대의 유혹, 이걸 비교하자면 마치 와룡생류의 중국 무협과 80년대 한국 무협의 차이 쯤일 것 같네요.

안양에서 정동진까지 기차를 타고 한시간 반만에 간다든가... -_-; 내지는 아무튼 앞뒤 안 맞는 구성들은... 뭐 1권에서 죽었던 사람이 2권에서 되살아나는 것 비슷하고... -_-; 등장인물들 단순무식한 것도 비슷하고.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는 것, 그건 마음에 꽤 들고...

(예전부터 들던 생각 중의 하나 :
"야! 일어나" <--- 이건 개똥이가 한 말.
이런 식의 표현이, 분명히 문학적인 맛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서 문학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뭐 남이 써놓은 걸 보면 발랄해보이기도 하고 의사소통은 훨씬 더 명확하고, 하다는 점에서는 낫지 않나... 뭐 물론 저도 저렇게 쓸 자신은 없습니다. 무식하고 용감하던 시절에만 쓸 수 있지 않았을까... --a )

그리고 이걸 읽다가 들었던 생각중에 하나는, 얘네들이 깡패하고 패싸움 벌이고 나이트 가서 놀고 하는 것들은 50%의 체험과 50%의 환상이니까 이해해준다고 치는데, 얘네들이 도대체 그 돈이 다 어디서 났나? 라는 게 의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얘네들이 돈걱정을 하는 걸, 그야말로 "딱 한 번" 봤습니다. 고2짜리 남자애 심장병 수술하는데 고3짜리 여자애가 병원비 마련할 걱정 하는거. -_-;

나머지는 돈 걱정 전혀 안 합니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정동진도 가고 나이트도 가고 공주도 왔다갔다 하고, 그리고 얘네들이 이동은 주로, 양아치는 자가용과 오토바이로 하고, 모범생은 택시로 합니다. -_-;

이런게 소위 말하는 나이 차이일까... 하다가, 문득 고등학교때, 처음으로 썼던 소설 생각이 났습니다. 노트 세 권 분량이지요. --; 뭐 깡패 나오고, 문제아 나오고, 폭력조직도 나오고, 문학소녀도 나오고,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 그 때 내가 쓴 소설 주인공이 돈걱정 하는 장면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니까,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라고 생각하다가 지금 그걸 꺼내서 다시 대강 넘겨봤네요. 술을 몇 모금 마셔서인지 (천국 반병 마셨는데 알딸딸딸하네요. 요즘 이렇습니다. T_T) 줄거리를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는데 (이건 술때문이 아니라 원래 이 글이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T_T)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가 고등학교 자퇴하고 공장에서 월급 30만원 받으면서 나중에 CEO 될 꿈을 꾸다가 공장이 불타는 바람에 죽더군요. -_-; 이렇게 70년대스러운 죽음이라니 -_-;;;

귀여니가 쓴 글을 읽으면서 우수수 쏟아져나오는 그 미숙함들이, 그냥 귀엽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미숙한 걸로 떼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물론 배가 아프지만 -_-;;;

하지만 뭐 누구는 로또도 당첨되는데 뭐...

그리고 또 하나 생각난 것 : 여자들 가운데 종종, "나보다 훨씬 못한 여자가 맨날 멋진 남자를 만나는게 싫어서" 로맨스를 안 읽는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늑대의 유혹은, 그 법칙에 상당히 많이 충실해보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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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 보헤미안
알렉스 코트로 / 홍익 / 199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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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 보헤미안
은 시카고의 슬램가에 사는 흑인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삶에는 갖가지 다른 양태가 있겠지만,
나는 솔직히 노숙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하다못해, 시골 동네에서 여름 한 철 모내기만 해주고
빈 집 하나 얼렁뚱땅 차지해서 살면 되지 않을까? 라는,
(물정을 너무 모르는건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있었던 라플린의 시골 구석에는
식당 종업원, 주유소 직원 같은 비숙련공 일손이 모자라서 허덕이고 있다.
그들이 시카고의 슬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뭐 아무튼, 그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긴 넌픽션 르뽀는 읽어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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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1
김형경 지음 / 민예원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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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의 새는 제이름을 부르며 운다, 는
최근 읽은 소설 가운데 가장 울림이 깊었다.
가슴속 울림이랄까, 머릿속 울림이랄까.

젊은 여자 소설가의 소설은 의식적으로 피하던 때가 있었다.
지나치게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직업적으로 자기 자신을 고민하는 사람들,
의 의식 세계에 전염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예외를 두었다면, 한강 정도였을까.

그랬는데 지금은, 그 젊은 여자 작가들이 누구인지조차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조경란 정도 밖에는... --a
아련하게 떠오르는 기억으로도, 하성란이니 공지영, 전경린 같은 작가들이 병적으로 자기 자신을 고민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새는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는 어떻게 보면 후일담류의 소설이지만
자기 기만이나 환상, 자기 도취, 자기 연민 등등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후일담류들과는 구분되는 것 같다. 말하자면 대부분의 후일담들이
"우리는 386, 암울한 80년대를 온몸으로 헤쳐온 386"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소설은 80년대에 대한 그런 식의 과장은 하지 않는다.
40대는 70년대에 청춘을 보냈고 50대는 60년대에 청춘을 보냈다.
그리고 30대는 80년대에 청춘을 보냈다.
누구를 막론하고, 이유를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은 20대에 터널을 한 번
지나간다. 새는... 은 80년대에 20대를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성장 소설이다.
하지만 10대 소년처럼 고뇌를 통해 새로운 단계로 한 단계 올라서는
결국에는 명랑한, 그런 성장 소설은 아니다.
세파는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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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 1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정영목 옮김 / 김영사 / 199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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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읽으면서보다는 지금 감상문을 쓰면서, 하게 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진짜로 공룡이 조류에 가깝지 않을까, 내지는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라기 보다는 작가의 말이 다 옳은 줄 알았다. 그렇게 속았다.

멋지게 독자를 속여넘기는 것. 그 훌륭한 야부리. 바로 진정한 픽션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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