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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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의 범죄 기사와 거기에 달린 댓글들을 구경하는 기분으로 읽었달까. 딱히 응원하고 싶은 등장인물도 없고 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앞부분은 일단. 그랬는데 뭔가 리카의 범죄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가슴속에 이따시만한 돌땡이가 들어 앉더니 내 속이 갑갑해지는게. 야 이 X 정신 쫌 차리!!! 내 친구면은 막 욕이라도 해서 말리고 싶었음 진심. 남성우월주의에 사로잡혀 말끝마다 리카의 인격을 뭉개주시는 그녀의 남편도 답이 없고. 하아. 아키는 또. 아니 왜 돈이 없는데 자꾸 뭘 또 사는 것이며. 엄마를 지갑쯤으로 생각하는 사오리도. 과거의 영화에서 못 벗어나는 마키코도 짜증나고. 그럼 지가 벌어서 애들한테 더 고급진거 해주던가. 그런다고 대놓고 와이프랑 맞짱은 못뜨면서 밖으로만 나도는 가즈키도 답답이. 어우. 이게 병든 현대인들의 모습이구나. 우리도 다 병들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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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두근거려요 - 소심한 여행자의 사심가득 일본여행기
쏠트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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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재미난 글. 이 분 못 드시는게 많아요. ㅋㅋ

평소 닷사이 Dassai를 즐겨 마시는 일인으로 꼭 정정하고 싶어요. 닷사이는 야마구치 현의 술입니다. 야마가타 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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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02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순대를 못 먹어요. 아예 못 먹는 건 아닌데 순대의 비린맛을 좋아하지 않아요. 순대를 먹으려면 매콤한 떡볶이가 있어야 해요. 순대를 떡볶이 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있어요. 비린 맛이 나지 않아요. ^^

북깨비 2017-04-03 03:30   좋아요 0 | URL
순대 그 맛있는 것을! ㅎㅎㅎㅎ 떡볶이 국물은 정말 굉장하죠. 튀김을 찍어먹어도 맛있고 김밥을 찍어먹어도 맛있고 순대는 새우젓 팍팍 얹어서 고추나 마늘이랑 된장이 푹 찍어서 먹어도 맛있는데. 순대국 속에서는 부드럽고 매운 순대볶음도 맛있고요~~ 그 외 순댓집에서 파는 각종 돼지부위 아 맛있어요 족발도 맛있고요 ㅠㅠㅠ (저는 족발은 아주 얇게 썬 스탈 선호합니다~ 두툼하고 물컹쫀득한 스탈은 느끼해서 못먹어요 ㅠㅠ) 이야기가 다른데로 샜는데 생각해보니 순대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어본 적은 없는거 같아요. 순대와 떡볶이는 즐기는데 떡볶이 집에서 파는 순대 퀄러티에 대한 불신? 순대집에서 파는 떡볶이 맛에 대한 불신 덕에 같은 집에서 두 음식을 모두 시켜본 적이 없어요. 다음엔 순대는 순댓집서 떡볶이는 떡볶이집서 사가지고 집에 싸갖고 와서 함께 먹어봐야겠어요. ㅎㅎㅎㅎ

해피북 2017-04-02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너무너무 읽고 싶었는데 아직 못 읽었거든요. 어떤분이 추천해주신 이유도 있던지라 무척 궁금했는데 아기자기한 그림까지 보이니 빨리 읽고싶네요 ㅋ
근대 북깨비님은 일본술 애호가신가봐요 ㅎ 지역명까지 정정해주실 내공이신걸 보면요^~^

북깨비 2017-04-03 03:12   좋아요 0 | URL
일본여행 또 가고 싶은데 회사일 바빠서 갈 시간은 없고 여행책자만 줄창 파고 있습니다. 작가분이 귀여워요. 일본은 몇차례 자유여행 갔다온 경험이 있어서 (회화는 안되지만) 구글맵 앱과 타베로그, 네이버 검색 두루두루 이용해서 가고 싶은 곳 주소 위치 지하철 노선에 가격까지 요즘은 인터넷에 너무 편리하게 잘 나와 있기 때문에 저는 세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전문여행지보다 일본 여러번 다녀오신 분들의 여행에세이를 읽는 것을 선호해요. 🤗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어도 재밌고요. 전문서적은 여행이 끝나면 팔게 되더라고요.
제가 일본술을 잘 아는 것은 아닌데 마침 지난번 도쿄방문때 지인의 추천으로 마시기 시작한 닷사이가 언급이 되어서.. 😅 저는 갈색 술을 못먹어요. 진열장에 들어가는 술들 있잖아요. 위스키, 꼬냑, 브랜디 등은 냄새만 맡아도 머리칼이 곤두서요.. ㅠㅠ 반주를 즐기는데 사케가 맛이 괜찮더라고요. 물론 고기 구울때는 소주, 치킨에는 맥주입니다. ㅎㅎㅎㅎ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 / 오우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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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왜 근로기준법을 가르치지 않을까요. 한국, 일본, 미국 등 수많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있지만 초중고 교과 과정에 근로기준법 수업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근로기준법 교육을 의무화시키고 고용주와 고용인 양측 모두를 가르치면 많은 문제점들이 개선될 텐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본문보다는 실제 직장인들의 코멘트와 삽화가 더 재미있었는데요. 저 역시 직장인인지라 읽으면서 속이 시원하긴 했습니다만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문제가 있어서요.

고용인으로서 나의 권리를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요. 당연히 찾아야 하고요. 하지만 고용인으로서의 권리를 찾는 동시에 소비자로서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지 않나.. 하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싸고‘ ‘좋은‘ 물건만 찾지 말고 ‘싸고‘ ‘좋은‘ 물건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싸고‘ ‘좋을‘ 수 있었는가 ‘싸고‘ ‘좋다‘고 덥썩 집기 전에 ‘싸고‘ ‘좋은‘ 이유를 한번쯤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나. 뭐 그런 이야긴데요. 싸게 팔려면 이윤을 줄이거나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아무래도 기업은 영리단체이다 보니까 비용을 줄이겠지요. 비용을 무리하게 줄이다 보면 생산과정에서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사용되고 버려질수도 있고요. 인건비가 싼 국가로 국내의 일자리가 모두 넘어가 버릴 수도 있고요. 그나마 남은 일자리는 고용주를 왕으로 만들고 결국 노동착취로도 이어지겠지요.

소비자로서의 양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고용인으로서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기업을 선호하면서 소비자로서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느라 가격경쟁에서 뒤쳐진 기업의 제품이 아닌 근로기준법이고 환경법이고 나발이고 나 몰라라 하는 악덕기업이 내어놓은 ‘싼‘ 제품을 선호한다면 ‘근로기준법을 지켰다가는 회사가 망한다‘ (p75) 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악덕기업의 배는 불리고 양심기업은 굶겨 죽이는 양상일테니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기업의 양심과 소비자의 양심이 같이 성장한다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꿈같은 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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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1-2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송곳‘이라는 책을 읽으며 같은 주제로 이야기했던 부분이 떠오르네요. 외국은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던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구나 하고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북깨비님 말씀처럼 좋은 기업이 나쁜 기업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건 옳지 않지요.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런 기업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이 한정되어 있어서 어느 기업이 좋은지 나쁜지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점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어떤 시스템이나 인증 마크를 들여서 좋은 기업이 뭉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고 그 가치를 알려서 소비자에게 다가워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
 
로빈슨 크루소 열린책들 세계문학 163
다니엘 디포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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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축약본으로 만난 로빈슨 크루소를 이번에 열린책들의 완역본으로 다시 만났다. (참고로 우리집에는 금성출판사의 소년소녀 세계문학 64권 전집이 있었다.) 완역본으로 다시 만난 로빈슨 크루소는 엄청 심각하고, 또 엄청 심각하게 기독교적이었다. 아마도 어렸을 적엔 그냥 흥미진진한 모험담쯤으로 읽지 않았을까. 나만의 요새를 짓고, 빵, 비스킷, 치즈, 말린 고기, 술 등 난파선에서 가져온 식량을 비축하고, 염소 고기와 럼주는 어떤 맛일까 상상하면서.

사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완역본 로빈슨 크루소는 일단.. 가독성이 제로다. 한번에 쭉쭉 읽히지가 않아서 어림잡아 대략, 하루에 삼십분씩, 몇주에 걸쳐 나누어 읽어야만 했다. 속도가 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나중에 어차피 할 이야기를 번번히 ‘이 이야기는 차차 하겠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보면 알겠지만‘ 하며 앞에서 이중 삼중으로 언급하고, 또 그렇게 꺼내다 만 뒷얘기에 정신팔리게 해놓고는 다시 앞얘기를 이어가 이야기를 장황하게 만들고 흐름을 깨는데에 있었다. 말주변없는 사람이 남한테 재밌는 이야기를 전달하고는 싶은데 도무지 하려는 이야기의 맥을 못 잡고 중간에 삼천포로 빠져 필요없는 설명만 잔뜩 늘어놓은 그런 느낌. (사실 내가 바로 이 말주변없는 사람이다.) 아무튼 이게 로빈슨 크루소라는 인물의 설정인지 아니면 저자인 다니엘 디포가 썰을 푸는 스타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몰입을 깨고 글을 지루하게 만드는데 한몫 단단히 한 것은 분명하다. 진짜 나중에는 혹시 저자가 같은 사건을 여러 사람이 써서 여러 각도에서 보여지는 신약성서의 효과를 노리나 싶을 정도로 계속 앞에 꺼냈던 뒷얘기에다 살을 더 붙여서 뒤에 다시 쓰고 해서 이럴 바엔 차라리 어느 정도 선에서 축약된 번역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사실 글이 지루한 것 보다도 나는 로빈슨 크루소가 기독교를 이해하는 방식이 더 불편했는데 (저자인 다니엘 디포의 의도가 궁금하다. 나를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게끔 만드려는 의도를 숨긴 책은 피곤하다.) 로빈슨 크루소는 배가 난파해 무인도에 갇히게 되자 자신이 죄를 지어 벌을 받아 이 지경에 이르렀고 다행히 그 벌을 받는 와중에도 하나님의 자비로 살아남았으니 하나님께 감사하고 자비를 베푸신 그 분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섬에서 지내겠다고 다짐한다. 여기서 나는 로빈슨 크루소가 자신에게 닥친 일이 자신이 잘못하여 받는 신의 벌이라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영 맘에 안 들었다. 무인도에 갇힌 것 = 평탄한 생활을 내던지고 모험을 감행한 개인적인 판단 미스로 인한 자업자득. 이런 인과관계는 성립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 불행이니 하나님의 벌이니 하는 표현들을 갖다붙이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그런 마인드로 그가 살던 시대를 바라보자면 삶이 팍팍했던 노예계층의 사람들은 신의 벌을 받아 그런 것이고 삶이 풍요로왔던 지배계층은 신의 축복을 받은 것이라는 말인가. 지배계층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교리로 벌이니 어쩌니 하며 각각에게 주어진 지위나 처한 상황의 당위성을 세뇌시키는 것 같아 상당히 불쾌했다. 대관절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노예를 부리며 불린 재산이 무슨 신의 축복? 그래서 그런가 이웃 섬의 원주민의 목숨을 구해주고 그에게 자신을 주인님이라 부르게 하는 것도 좀 웃겼는데 아마도 이런게 다 시대가 달라져서 이상하게 보이는 듯 하다.

그리고 원주민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현대사회의 선교활동과 식민지 개척 당시의 선교활동은 구원의 목적이 많이 달랐던게 아닐까. 로빈슨 크루소는 그에게 구출되기 전까지 식인행위를 해온 프라이데이에게 문명을 가르치고 하나님을 알게 하고 선과 악을 깨닫게 하는데, 그렇게 거창하게 하나님의 구원을 운운하며 사람답게 만들어서는 결국 그를 하인 삼으니 말이다. 화자인 로빈슨 크루소를 구원하는 위치에 세우고 원주민은 구원받는 위치에 세워, 그가 원주민의 목숨을 구해준 뒤 원주민이 얼마나 그에게 감사하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진실되게 그를 위해서는 뭐든 하겠다고 맹세하는지를 묘사하는걸 봐도 그렇고, 어째 구원으로 인심 쓰는 척하면서 그저 다루기 편한 노예를 늘리기 위한 도구로 종교를 이용한 것 같아 난 좀 그랬다. ‘그러니 이 가엾고 불쌍한 야만인이 나로 인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 되었는지 (p. 298)‘ ‘잘은 모르지만 아마 내가 그의 영혼을 구해 주고, 그가 종교와 기독교의 교리에 관한 참 지식을 깨닫게 만들고, 그래서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고 그분을 아는 일이 바로 영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도구까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p. 298-299)‘ ‘그가 말했다. ˝주인님은 야만인들을 착하고 얌전하고 온순한 사람들로 가르칩니다. 그들에게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에게 기도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법을 가르칩니다.˝ ˝저런!˝ 내가 말했다. ˝프라이데이, 대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 있는 거냐? 나는 사실 무식한 사람에 불과하다.˝ ˝됩니다. 됩니다.˝ 그가 말했다. ˝주인님은 나를 착한 사람으로 가르칩니다. 그러니 그들도 착한 사람들로 가르칩니다. p. 307)‘ 식인행위는 나쁘니까 원주민들을 계몽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파하는 것까지야 좋다 이거야, 하지만 결국엔 데려가 하인 삼는다는게 영 구리다는 거다. 물론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지금의 내가 보기에 좀 불편하다 뿐이지 그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좋은 작품임은 알고 있다. 다만 동심의 눈으로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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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03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오랜만에 북깨님의 글을 읽습니다. 잘 지내셨죠? 한동안 서재 활동이 뜸하셔서 새해 인사를 못할 뻔 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북깨비 2017-01-03 17:02   좋아요 0 | URL
저를 기억해주셔서 뭔가 속에서 뭉클합니다. ㅠㅠ cyrus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좋은 일 가득한 한해가 되길 기도합니다.

별이랑 2017-01-0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인도에서 혼자 살이남기 원조격인 모험소설로 톰행크스가 공을 동지삼았던 영화랑 겹쳐서 막연히 기억하고 있을 뿐인데. . .
엄청 심오하군요.

북깨비 2017-01-06 17: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영화 엄청 재밌게 봤어요. 윌슨~~~~ 하면서 ㅎㅎ 근데 첨엔 막 영화가 책 따라했다공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냐 뭐냐 그러면서 쫌 꼬투리를 잡았었는데 책을 읽고 났더니 오히려 영화가 부담없고 더 좋았던 거 같다는 생각이 급 드는거에요 영화는 사실 이제 잘 기억도 안나는데. 사람 마음이 이래 간사해요. ^^;; 기회되면 영화도 다시 한 번 보려고요.

보슬비 2017-01-05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억하고 있었어요. 언제 돌아오시나 기다렸답니다. ^^
오셔서 반가워요~~

북깨비 2017-01-06 17:15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반가워요 저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ㅠㅠ 사실 이 로빈슨 크루소 때문에 못 돌아온 것도 있어요. 이거 읽기 시작한게 9월인가 10월이던가 그래서 리뷰를 조금씩 쓰면서 읽고 있었는데 책은 진도가 안 나가지 매일마다 책에 대한 생각은 바뀌지 임시저장은 한번 날려먹고는 겁이 나서 이 책 읽는 동안 다른 리뷰은 또 못 쓰겠는거에요. 그러다가 어느새 그냥 이 책도 덮고 북플도 안 들어오다가 새해 시작하고 간만에 책도 좀 사고 싶은데 뭐가 좋은지도 모르겠고해서 로빈슨 크루소 빨랑빨랑 읽고 리뷰도 대강 마무리짓고 북플 친구님들 뭐 읽으시나 구경도 하고 장바구니도 새로 채우고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보슬비님 글도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세요!

transient-guest 2017-01-24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심의 눈으로 본 로빈슨 크루소는 모험소설이었지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 다시 본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너무도 순진하게 그 당시 유럽-백인들의 관점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우면서도 기분이 나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ㅎ 그런 것도 재미라고 생각해요, 책읽는 재미...
 
80일간의 세계 일주 열린책들 세계문학 147
쥘 베른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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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어스 포그는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었다. 무척 정중하며, 영국 상류 사회에서 제일 잘생긴 신사에 속한다는 점 말고는, 도통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p.11)

제일 잘.생.긴. 신사인데 난 자꾸 사자얼굴이 떠올라 ㅋㅋㅋ 90년대에 방영된 동명의 TV만화영화 시리즈를 애청하며 자랐고 원작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동물. 필리어스 포그씨는 신사모를 쓰고 지팡이를 든 사자, 파스파르투는 갈색 들쥐(?)인 것 같고, 픽스 형사는 사냥모를 쓰고 파이프를 문 개, 인도여인은 보라색 털에 투명한 베일같은 것을 입가에 두른 고양이과에 속하는 어떤 동물이었던 거 같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스토리를 내가 얼추 꿰고 있더라는 것. 아이때의 기억이란게 늘 그렇듯이 매회 에피소드가 다 기억나는 것은 아니나 (아마 친구들이랑 밖에 나가 놀다가 좀 놓친 것 같다) 그래도 대강의 큰 줄기는 파악하고 있었고, 그 말인즉 만화제작사가 나름 원작을 최대한 고수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어찌되었건 이 원작 소설은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쥘 베른이라는 프랑스 작가가 상당한 이야기꾼이구나 감탄했다. 지명이 줄줄이 나열되고 날짜와 시간 계산등으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빡빡한 일정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포그씨와 파스파르투, 포그씨는 특유의 침착함으로 (문득 그저께까지 3일 연속 세이브를 기록한 돌부처 오승환 투수가 생각난다. ㅎㅎ) 파스파르투는 초조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인간미 넘치는 매력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적재적소에 장애물과 모험과 역사와 문화와 풍경과 유머를 배치했고 각 장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하지만 스포일은 하지 않는) 부제를 붙여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독자들이 미리 상상해 보게끔 했다.

구글을 검색하면 부지런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80일간의 세계일주 여정을 그린 지도가 나온다. 이 나이가 되도록 뭐가 어디에 붙었는지 잘 모르는 내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홍콩에서 요코하마로 곧바로 떠난 파스파르투의 일정과 홍콩에서 배를 놓쳐 상하이, 나가사키를 거쳐 요코하마에 도착한 포그씨 일행의 일정이 헷갈렸는데 지도를 보고서야 이해가 됐다.) 어릴 때 읽었던 (아마도 아동용 축약본으로 읽지 않았을까 싶은) 15소년 표류기와 해저 2만리도 완전판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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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7-3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리뷰 읽으니 급 읽고 싶어집니다.. 사실 이 작품도 모두 다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거의 읽지 않은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북깨비 2016-07-31 15:03   좋아요 0 | URL
저도 이걸 (내용도 대충 알고 애들 읽는 동화같은 걸) 굳이 사서 읽어야 하나 몇달째 장바구니에 넣었다 보관함으로 옮겼다 혼자 수없이 고민하다가 그냥 어느 날 확 질렀는데 되게 재밌게 읽었어요. 뭔가 이야기가 순박한(?)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쥘 베른이 프랑스 사람이라 그런가 프랑스 출신으로 나오는 하인인 파스파르투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 느낌도 없진 않지만요. 그런 거 저런 거 다 따져도 일단 재미난 이야기임은 확실해요. ㅎㅎ

cyrus 2016-07-3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만화 기억합니다. KBS 2TV에 했었어요. 백년 전에 쓴 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재미있어요. ^^

북깨비 2016-07-31 14:52   좋아요 0 | URL
어머낫, cyrus님께서도 그 만화를 아시는군요! 갑자기 실감이 납니다 그 당시 이 만화의 인기가 ㅎㅎ 저는 여자아이라서 그랬는지 키다리 아저씨는 꼭 챙겨봤는데 80일간의 세계일주는 그러질 못한 것 같아요. 나디아는 그 당시 제게 너무 난해해서 이해를 못했고요. ㅠㅠ 아 정말 90년대 주옥같은 명작들이 많았죠.

transient-guest 2016-08-03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말씀하신 만화가 기억납니다. 원작소설은 어린이-청소년 버전으로 나이와 함께 up해가며 읽다가 몇 년전 쥘베른 작품이 다시 나올 때 구해서 읽었습니다.ㅎ 여전히 재밌더라구요. 그러고보면 예전엔 이렇게 문학의 명작을 만화화한 것들이 참 많았었네요.

북깨비 2016-08-03 07:10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t게스트님 말씀처럼 옛날에는 세계명작만화가 참 많았던 것 같아요. 플란다스의 개를 보면서는 진짜 눈물 콧물 쏙 뺐답니다. ㅠㅠ 아. 그리고 저는 파우스트를 아직 안 읽어봤는데 어릴 때 만화영화로 본 기억이 있어요. 만화영화니까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악마가 되게 무서웠던 기억이. 어떻게 파우스트처럼 난해한 작품을 아이들을 위한 만화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는지 그 시도가 참 대단했네요 지금 생각하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