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미스트'
어제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오늘을 뭘 볼까?

요즘 아이들 재워 놓고,
DVD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남편은 자기 좋아하는 홍어(아들은 똥 냄새가 난다며 질색을 한다)와 막걸리를 놓고, 난 와인과 과일을 놓고 각자 영화 감상...

어제 '보리밭~'을 선택하게 된 것은
농성장에 앉아 뒤적거리던 '시사IN'에서 켄 로치 감독의 '자유로운 세계'라는 영화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세계'의 전작이라는 '보리밭~'을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에서 낙점된 작품.

영화는 1920년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영국 통치 아래 폭압적인 통치를 받던 상황에 젊은이들이 반기를 들며 일어서는데, 잘 나가는 의사로서의 안정적 삶을 보장받은 동생과 형의 엇갈린 선택을 보여준다.

물론 일제시대를 떠올릴 수 있었고,
(위정자들은 역시 가난한 민중들과는 달리,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아일랜드도 참 해 먹을 거 없는 나라였겠구나.. 등등.

낯선 발음, 낯선 배우들, 낯선 집, 낯선 풍경들...

위정자들의 호화로운 생활때문이었을까?
최근에 새록 새록 돋아나던 나의 물질적 욕망과 허영에 대한 반성이 들었다.
대다수 서민들의 삶의 수준에서 검소하게 청빈하게 삶을 살아야 한다는... 
그래서 시크릿폰으로 바꿀까 하던 마음을 접고,
쓰던 핸드폰 배터리 케이스(쓰던 배터리는 수명이 많일 줄었고, 여분으로 주었던 두꺼운 배터리는 쓸만 했지만, 배터리 케이스를 잃어버렸다)를 주문했다.
이런 걸 보면, 내가 얼마나 외향적 인간형인지 여실히 드러난다.
약간의 외부 자극에도 즉각 반응하는...

그리고 마지막, 형의 선택과 아우의 선택을 두고,(형은 현실적, 동생은 이상적 결론)
잠깐 고민을 해 봤다.
나 였으면 어떤 결단을 내렸을까?


남편은 형의 결단을 난 동생을 결단을 지지 했다. (난 언제나 이상주의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죽인 형의 선택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다.
그 무엇도 가족을 죽일 이유는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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