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송법 시행령 공청회가 있었다.
공청회라 하면, 여론 수렴의 장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늘 공청회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법 상 절차를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우리 편은 그렇게 주장한다. 사실이고...)
이번 방송법 시행령의 주요 요지는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기준을 (대기업 3조 이하 > 10조 이하) 완화하는 내용. 이번 시행령이 통과되면, 지상파에 대한 대기업 진출이 쉬워 진다는 말씀.
아마도 CJ등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될 거란다.
내용 다 정해놓고, 여론 수렴이라니...
그것도 대통령한테 보고 까지 마쳐놓고, 공청회라니... 지금 여론이 반대로 나오면 바꿀 건가? 오늘 언론노조 간부들은 절차가 틀렸으니 공청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공청회를 무산시켰고.
암튼....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게 아니라...
사진을 찍는 답시고, 공청회에 모인 2백 여명의 사람들의 얼굴을 살펴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어서다.
오늘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일단 방통위 공무원들과 기자들, 그리고 공청회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간부들.
사진을 찍다 다리가 아파, 연단 구석에서 사람들 얼굴을 하나 하나 살펴봤다.
특히 기자들 얼굴.
표정만 봐도, 조중동은 알겠더구만.
대부분 무표정하고 따분한 얼굴을 한 가운데,
짜증스러운 표정을 날리는 저 기자... 어디서 봤더라. 동아일보 모 여기자다.
사주의 이익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기사를 쓰는 기자가 아니라,
소신이 넘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공청회를 방해하는 도대체 저 넘들은 뭐야? 하는 표정)
사주의 이익에 복무할 충심이 넘치는 얼굴.
어쩌다 어쩌다...
애써 이해를 하자면, 어떤 집단에 속해 있다 보면,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을 잃기 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 소신은 진정 선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언뜻 스쳤다.
지상파 독과점 구조를 옹호하는? ...
이런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가, 공영방송이 개인 사주의 이익에 따라 요리조리 사실을 왜곡하는 신문과 달리,
제 할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으로 돌아왔다.
누가 국민의 편에 가까운 가 생각하면 답은 어쩌면 간단하다.
진정 국민의 방송, 언론자유를 위해
우리가 애써 뛰고 있다고
믿고 싶다. 아니, 그게 진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