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칼 세이건이 인류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
칼 세이건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십년쯤 되었을까?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감탄하고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분류했을 뿐만 아니라 정독후에 자세히 정리한 노트를 지금도 펼쳐보곤 한다. 정말 과학자의 글이 인문학도 혹은 소설가의 글보다도 매혹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인문학에 대한 매력이 자연과학보다는 훨씬 많고 인생의 기초는 역시 인문학에 있어야 된다는 지론을 버리지 않고있는 나로서는 칼 세이건에 대한 후한 점수는 자연과학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통로와 같은 것이었다. 에필로그는 그의 작품이었기때문에 샀다. 그리고 읽었다.

청년기로부터 장년기로의 자연순행은 사고나 시각의 변이를 충분히 가져온다. 나의 잘남이나 나의 성공보다는 더불어 사는 우리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이 땅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아졌다. 평등에 대한 풍부한 관심이 솟은 것이다. 그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우리들의 삶의 소소한 향방이 그것을 방향지어주고 결정해줌을 암시하곤 한다. 신에게 의지함 없이 순수한 과학자로서의 죽음을 당당하게 맞았다고 하는데에 대해서도 나는 신앙인이지만 겸허하게 인정하고 존경한다. 그의 삶에 대해서 끝까지 당당하였기때문이다.

생태학이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좀 부족하더라도 잘 읽어가면서 되새겨보아야 할 몫들이 많이 남아있는 책이라고 생각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신경림 지음 / 우리교육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소녀로 있던 젊은 시절을 지나면서 어느덧 시는 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연한 것이 되었다. 한때는 시인인듯 낭만과 열정을 불태웠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책을 열면서 나는 우리 시에 대해 내가 그토록 무식할 수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2권의 목차를 보면서는 그런 생각이 더욱 많이 들었다. 그래서 한달에 한편씩이라도 외워보는 기회를 가지려고 애를 썼고 정지용의 향수를 읊조리면서 아들의 깊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를 곁들여 보기도 한다.(아들은 군복무 중이라서 자주 들려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내가 읽고서 권해주었더니 무척 좋아하였다)


우리가 문화에 대해 이런 저런 견해를 많이 표시하고 비판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도 정작 나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화척도는 많이 편중되어있고 치우쳐 있음을 느꼈다.

느낌표를 통해서 추천받은 책중에서 오랫만에 읽지 않았던 책이 나오기도 하였지만 신경림씨에 대한 애정으로 무조건 샀던 책인데 이젠 주위에 많이 권해주고 있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이해 그리고 헌신이 시와 더불어 생활을 밀착시킨다는 자체가 참으로 마음에 든다. 저자도 얻은게 많고 작업을 통해 풍요로와졌다는 생각을 밝힌바 있지만 이런 책을 통해 얻은 수확은 참으로 풍요롭다. 어느 곳을 가든지 먼 조상들이 남긴 유적이나 유물의 고풍스러움만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서 살았던 시인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멋진 일이다.

특히 대전에서 살고 있는 나의 경우 박용래 시인이나 옥천의 정지용 시인을 생각해본다는 것은 특별한 멋을 느끼게 하였다.


각박한 세상일수록 시와 가까이.... 누구나 한권쯤 가지고 자주 펼쳐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잡초는 없다
윤구병 지음 / 보리 / 199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 진보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믿는 나의 삶은 현대 도시적이며 그 뿌리는 과학과 기술의 토대에 서있다. 반면 나의 어머닌 배움은 적으시나 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을 서시는 분이다. 온갖 허접 쓰레기들이 집안팎에 냄새를 피우면서 분류되어 있고 조그마한 화단은 썪혀지는 쓰레기들이 매장되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머리도 비누로 감으시고 세탁기에 빨래를 그냥 돌리는 일도 없다. 꼭 손으로 주물러서 헹구는 정도만을 세탁기에 이용한다. 또 있다. 헹굼물을 받아서 빨래하는데 다시 이용하신다. 물절약 전기절약도 유난하시다. 그러다 보니 도시적 삶을 산다는 나의 눈에는 친정집이 구중중하기 그지없다. 내가 생태학적 접근을 하는 것이 머리로는 어머니와 비교할 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행동의 측면에서는 어떠할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느낌을 가졌지만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에 가장 강한 인상을 받았다. 공동체에 며칠 머물다 가는 일조차 3-4일의 여정을 잡아서 힘껏 일하지 않으면 받아주지 않는 공동체, 그건 공동체의 생활이 잡히기까지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란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이 공동체에 대해 갖는 관심은 내 삶의 향방을 결정하기 위한 것이기 보다는 호기심이나 지적 여유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 호기심이 삶의 터전을 흐트러뜨린다면 그건 알건 모르건 죄악에 가까운 것일 터이다.

저자의 관점에 대해서 옳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나의 삶을 조금이라도 바꾸는데 나는 선뜻 동의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을 하였다. 좀 덜 깨끗하더라도 자연과 친화력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우리 어머니와 같은 자세가 아닐까 싶다. 잡초는 없다. 혹은 쓰레기는 없다는 것은 자연의 순환이 이루어질때까지 기다리고 함께 어우러질수 있는 견딤이 있어야만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

과거로 돌아가서 살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속도와 방향이 옳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공생적 자세를 갖지 않는다면 SF영화에서 흔히 보는 우울하고 폐허화된 지구에서 함께 사멸해야할 것이다. 관심과 이해가 책을 읽고 책장을 덮은 뒤 차츰 소멸되지 않도록 나는 행동하는 삶을 살아야 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불이 되길 원하면서 살아온 내가 저자처럼 옅은 맛을 내면서 물처럼 흐를 수 있을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북풍 2
신운.고월 / 씨알 / 1996년 6월
평점 :
품절


역사를 설명함에 있어 문학을 자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고생을 가르치는 역사교사로서는 생생함을 전달하거나 혹은 자세한 살아있는 모습들을 재현할 필요가 있을때 역사소설을 이용하여 전달효과를 극대화시키게 된다. 나에게 있어서 '서북풍'은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소설의 하나이다.

홍경래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1811년 순조연간에 서북인에 대한 차별의식과 세도정치의 부조리에 항거한 반란의 주역으로서 양반층에서도 왕권에 대한 도전을 하였다는 점에 비중을 두고 있다. 몰락 농민, 중소상인, 광산노동자 들이 그를 적극 지지하여 평안도 가산에서 봉기를 일으킨 그들은 한때 청천강 이북을 장악하고, 크게 위세를 떨쳤으나 결국 정부군에 의하여 5개월 만에 진압되고 말았다.그후 진주민란을 계기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민란이 일어났다는 정도로 교과서에서는 비교적 간단하게 언급을 하고 있다.

기실 매우 중요한 전환기를 엮어낸 역사적 사건이고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동인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에서 담아낼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작은 부분에 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평안도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의식, 그리고 부의 형성과 유통과정, 신무기의 화약과 총의 등장 등으로 홍경래의 난을 묘사함으로써 역사적 상상력을 채워주는 강한 인상을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2 리처드 파인만 시리즈 5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의 다양한 모습은 사는 양상도 다채롭게 만든다. 무겁고 힘들지라도 밝고 행복한 부분을 강조해 보는 사람과 매사를 진지하고 깊이 사고하며 의미부여를 하는 가운데 칙칙한 빛깔을 띠게도 하고 삶의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떤 부류에 속하는 사람일까? 또 내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길 원하는 것일까?

군대에 간 아들이 밝고 건전하고 해피한 책만을 공급받을수 있다면서 의식적이거나 비판성이 전혀없는 책을 부탁하면서 전한 제목이다. 아들의 입을 통하지 않고서는 전혀들어보지도 못한 책이었을뿐만 아니라 파인만이란 사람을 알지도 못하였다.물리에 있어서는 무진장 무식하다. 겨우 아인슈타인이라든지 오펜하이머 정도의 인물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의 삶은 물리학자의 천재성과 업적을 제외하고 말한다면 열린 교육을 받은 미국의 토양이 빚어낸 보통사람의 모습인 듯 하다. 재치있고 삶을 즐기고 솔직하고 그리고 자유스럽게 살아가는 모습, 그런 토양속에서 공부도-사실 지겹기도 하였을 물리가 즐거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나의 성취 부분이야 왜소하기 그지없지만 즐거움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비슷한 것 같다. 삶에 대해서 솔직하고자 하는것도 그리고 다양한 체험을 꿈꾸는 것도 말이다.

아들에게 부쳐주기전 빠른 속도로 읽어가느라고 음미할 여유는 없었지만 자신의 삶을 힘껏 살아가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연대감이나 애국심의 허울을 반성하는 모습은 생략되었지만 그런 부분의 성취도 갖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그리고 브라질이라든지 일본 등을 대하는 태도는 무척 마음에 든다. 잘사는 나라에 편중된 사고를 많이 하는 태도를 반성할 수도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