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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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박완서 님의 소설을 읽었다.  하룻밤을 새우다시피 읽어냈다. 곤하지만 모처럼 느끼는 맛깔스러움이 있었다. 현대인의 삶 속에서 흔히 부닥뜨리는 소위 외도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지극한 자연스러움이 느껴졌다.  "아주 오래된 농담"이란 제목이 처음엔 무척 구수한 느낌이 들었지만,  내용을 알게 되면서 약간은 이상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일탈된 사랑 행위만큼 오래된 역사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농담처럼 진행된다는 것은 현대인의 일탈성을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성으로부터의 자유 혹은 해방이 이루어진 오늘날, 합법성을 벗어난 사랑행위는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재정적 자유를 누리는 자들이 성으로부터의 어떤 구속도 받음이 없이 진행하는 일탈의 일상성은 어리둥절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특히 도덕성과의 마찰이나 갈등은 직접 접촉에 의해서 이루어질 뿐, 혼외정사에 대한 부도덕성이라든지 혹은 몰염치함에 대한 아무런 자각이 없음은 현대인의 특징을 나타내는 극명한 예에 해당하는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상성 혹은 대안은 어떤 것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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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까치글방 142
스티븐 호킹 지음 / 까치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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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승리를 외쳐도 좋은 저자를 만나보고 그의 말을 통해서 우주와 시간과 창조를 생각해본다는 것은 멋지다.

인문학을 공부한 자로서 자연과학은 내게 멀고도 낯설은 분야이지만, 되도록 감각과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인하여 가끔씩 과학책을 선택하여 읽고있다. 80년대에 읽었던 책중에서는 K.Sagon의 "코스모스"가 감동적이었다. 유려하고 아름다운 글로 우주를 이야기하는 그의 솜씨에 어찌나 감동하였던지,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리고 그 후에도 몇권의 과학 관련 책을 본듯하다. 지금껏 남은 것은 별로 없지만,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는 훨씬 간단하고도 명료하게 우주를 설명하고 있는 듯 하다.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고 신이론을 많이 소개하면서 또 과학자들의 삶과 일상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를테면, 백조자리 X-1이 블랙홀인지에 대한 내기를 걸고 펜트하우스 1년치 정기구독권과 프라이비트 아이 잡지 4년치 정기구독권을  내기로 걸고,  펜트하우스를 보내주는 내용은 우리들의 일상과 별로 다르지 않은 듯해 웃음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가장 넓게 바라보면서 가장 좁게 바라보는 것과 합일되는 통일된 시각이 정말 멋지다. 실체로 증명하기 어려운 넓은 세계를 이론과 사고의 영역속에서 도출하고 미세한 우주의 소리를 들어서 그 실체를 밝히는 여러 과학자들의 노력과 헌신은 박수를 보낼만 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가장 큰 눈과 가장 세밀한 눈이 같을 수 있음은 얼마나 멋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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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인 열두 명의 여성
조기숙 지음 / 여성신문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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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정국과 그 뒤를 이은 여성들의 선대위 조직들을 바라보면서 여성이 우리 나라 지도자로서의 그릇과 역량을 기웃거려보면서 나는 이 책을 집어들었다. 여성의 능력이 지력에 있어서나 감성에 있어서 뒤지지 않음을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체력싸움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여성 유권자들이 여성지도자를 만들줄 모르는 무딘 감각을 탓해보기도 한다.

현재 여성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의 지도자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이룬 위업이나 실패조차도 새로운 각도로 조망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새로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그려보면서도 우리들의 눈은 과거나 익숙한 전통성속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도덕성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며, 파워게임에서 도덕성이 강한 사람이 승리하며 사회를 움직일뿐 아니라 타협과 절제력이 강한 여성이 지도자가 되는 그런 세상이 우리 나라에서도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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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사월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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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기초의 분주함과 바쁨은 이제 한풀 꺾인 느낌이 든다. 아마도 3월이 다 지나가고 낯설던 얼굴들이 낯익은 모습으로 인사를 나누며 속엣말을 속살거릴 줄도 알게 된 때문이리라.

  꽃비가 내리고 만개한 봄꽃들의 화사함으로 눈요기를 하면서 가끔씩 창밖을 바라다 보는 것으로 4월을 맞이 하였다. 부활의 기쁨과 감격을 맛보는 것도 4월이요, 애잔함과 아련한 슬픔같은 것이 배어나오는 것도 4월이다. 조금 안정된 느낌으로 spring하는 4월을 맞이하고 싶다.

  새로이 시작되는 변화나 변혁들에 대하여 나는 꿈꾸는 자의 소망을 가지고 출발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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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에 대하여 - 여성학자 박혜란 생각모음
박혜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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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하고 보니 이젠 늙음이 내 곁에 바짝 붙어선 느낌이 강하다. 체력도 예전같지 않고 사고의 유연성도 떨어질 뿐 아니라 나이 듦에 대한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우연히 발견하여 읽게 된 이 책의 저자는 꽤 유명세를 탔던 모양인데, 아침 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저자의 약력소개를 통해 끊임없이 열심히 살아왔고 자아발견 내지는 실현에 성심껏 살아왔던 당당한 여성학자이며 세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믿어준 엄마의 큰 그릇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나왔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이 사회가 건강한 지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인과 여성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정책이 입안되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경제력이 부족한 여성이 노인화되는 문제는 더구나 큰 관심사여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이 듦에 대하여 준비가 덜 된데서 오는 심리적 갈등과 방황,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년을 준비하지 못한 노인문제가 앞으로 짊어져야 할 풀기 어려운 숙제임에 틀림이 없다.

  사회적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니까 내 개인적인 나이듦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싶다. 팔십대의 혹은 칠십대의 시부모와 친정부모님을 곁에 모시고 있다. 그러자니 노인문제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모두 경제적인 빈곤으로 허덕이지는 않은데도 삶이 편안하거나 즐겁게 보여지지 않는다. 아직도 자식 걱정에 가사를 전담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뚜렷한 해결방법을 모색하지 못하고 주변인들과 단순한 비교를 통하여 편치않은 여생을 보내고 계신듯 하다. 나의 나이듦은 그분들에 비해본다면 여전히 젊은 경제인이자 노동력을 왕성하게 써야하는 청춘에 속한다. 하지만  자라나는 이십대의 자녀들을 생각해본다면, 나의 나이 듦에 대한 준비와 사고과정이 진행되어야 함을 느낀다. 많은 의무부담을 지고 있으면서도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분담하지 못하고 전담하는 데서 오는 피곤함과 무력감 그리고 아픈 신체를 호소해야 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타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인 부분도 많은 걸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은 행복한 일상을 준비하는데 버거움으로 자리잡고 있다. 좀더 일선에서 뛰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리적 압박을 준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멋지게 늙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며 그런 준비를 생각으로부터 우선하고 있다. 나이에 따라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여러가지를 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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