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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박완서 님의 소설을 읽었다. 하룻밤을 새우다시피 읽어냈다. 곤하지만 모처럼 느끼는 맛깔스러움이 있었다. 현대인의 삶 속에서 흔히 부닥뜨리는 소위 외도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지극한 자연스러움이 느껴졌다. "아주 오래된 농담"이란 제목이 처음엔 무척 구수한 느낌이 들었지만, 내용을 알게 되면서 약간은 이상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일탈된 사랑 행위만큼 오래된 역사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농담처럼 진행된다는 것은 현대인의 일탈성을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성으로부터의 자유 혹은 해방이 이루어진 오늘날, 합법성을 벗어난 사랑행위는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재정적 자유를 누리는 자들이 성으로부터의 어떤 구속도 받음이 없이 진행하는 일탈의 일상성은 어리둥절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특히 도덕성과의 마찰이나 갈등은 직접 접촉에 의해서 이루어질 뿐, 혼외정사에 대한 부도덕성이라든지 혹은 몰염치함에 대한 아무런 자각이 없음은 현대인의 특징을 나타내는 극명한 예에 해당하는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상성 혹은 대안은 어떤 것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