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대하여 - 여성학자 박혜란 생각모음
박혜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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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하고 보니 이젠 늙음이 내 곁에 바짝 붙어선 느낌이 강하다. 체력도 예전같지 않고 사고의 유연성도 떨어질 뿐 아니라 나이 듦에 대한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우연히 발견하여 읽게 된 이 책의 저자는 꽤 유명세를 탔던 모양인데, 아침 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저자의 약력소개를 통해 끊임없이 열심히 살아왔고 자아발견 내지는 실현에 성심껏 살아왔던 당당한 여성학자이며 세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믿어준 엄마의 큰 그릇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나왔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이 사회가 건강한 지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인과 여성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정책이 입안되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경제력이 부족한 여성이 노인화되는 문제는 더구나 큰 관심사여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나이 듦에 대하여 준비가 덜 된데서 오는 심리적 갈등과 방황,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년을 준비하지 못한 노인문제가 앞으로 짊어져야 할 풀기 어려운 숙제임에 틀림이 없다.

  사회적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니까 내 개인적인 나이듦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싶다. 팔십대의 혹은 칠십대의 시부모와 친정부모님을 곁에 모시고 있다. 그러자니 노인문제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모두 경제적인 빈곤으로 허덕이지는 않은데도 삶이 편안하거나 즐겁게 보여지지 않는다. 아직도 자식 걱정에 가사를 전담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뚜렷한 해결방법을 모색하지 못하고 주변인들과 단순한 비교를 통하여 편치않은 여생을 보내고 계신듯 하다. 나의 나이듦은 그분들에 비해본다면 여전히 젊은 경제인이자 노동력을 왕성하게 써야하는 청춘에 속한다. 하지만  자라나는 이십대의 자녀들을 생각해본다면, 나의 나이 듦에 대한 준비와 사고과정이 진행되어야 함을 느낀다. 많은 의무부담을 지고 있으면서도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분담하지 못하고 전담하는 데서 오는 피곤함과 무력감 그리고 아픈 신체를 호소해야 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타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인 부분도 많은 걸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은 행복한 일상을 준비하는데 버거움으로 자리잡고 있다. 좀더 일선에서 뛰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리적 압박을 준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멋지게 늙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며 그런 준비를 생각으로부터 우선하고 있다. 나이에 따라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여러가지를 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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