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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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란건 참말로 애매하면서도 무시하기가 힘이 든 모양이다.

그건 바로 이런거다.

누군가 내게 "얘, 고래라는 책, 재미있어?" 하고 묻는다면,

- 응, 재미있어. 너무너무 !

라고 해도 무방한 이 책에 대해 나는,

- 응, 재미있어, 하지만 좀 더 두고 봐야할 거 같아 , 이 작가는...

라는 식으로 말꼬리를 뺄 거란 것.

 

당연히 내가 무슨 비평가도 아니고,

이러쿵 저러쿵 잘 썼네 못 썼네 심사를 할만한 주제도 못되고,

그냥 느낌을 표현할 뿐인데,

100%의 찬사를 보낼 수가 없는 미적지근한 무엇이 내 목을 간지르니 ...

이건 뭐, 간단히 취향의 문제다 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따로.

 

아무튼 , 그 내용이 흥미진진하기로는 가히 이 자를 따를 자가 없어 보이고,

재미있으면 최고다라는 책에 대한 지론을 가진 나로서는,

읽는 동안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 내자면 읽고나서의 잔잔한 그 무엇이 좀 빠졌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역시, 다음 작품은 매우 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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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2010-01-2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지만 글쎄요 중간중간 등장하는 환타지적 요소 때문인지 적극 권하기가, 뭐랄까 2프로 부족한 듯한 느낌입니다.

치니 2010-01-22 16:46   좋아요 0 | URL
아흑, 무려 2004년 리뷰에 댓글이라니, 무한 감격입니다.
 
고양이는 부르지 않을 때 온다
송우혜.윤명제.전경린 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그렇다,
내가 아는 바로도
고양이는 부르지 않을 때 온다.

또 내가 아는 바로도,
사람 역시 부르지 않을 때 온다.

갈망하는 그 무엇,
사실은 모두 비웠을 때에나 온다.

음, 제목 덕을 많이 본 단편집이다.

*

책은
도저히 단순해질 수가 없는 여인들의 사생활과도 같이,
그들의 일 없어 보이지만 속이 꽉 찬 홍시감 같은 수다판과도 같이,
허름하고 어수선한 연말의 여느 술집 속의 정다운 불빛 같이,

뭐 대충 그렇다.

일별할만한 , 솟구치는 명작이 눈에 띄지는 않으나,
대체로 읽을만하단 이야기.

잠이 오지 않을 때 뒤적이기에 딱이고.

이런 책을 읽다가,
요즘 [노동의 종말]을 읽으려니,
한 줄을 읽는데에 두세번이나 눈알 굴려 문맥과 지식을 수용하는 일이, 나름 힘들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어인 일인지,
그래서 재미가 또 쏠쏠하다.
으아, 재미난 독서 독서 독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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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가 뜬다 - 제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권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발굴하면서, 한겨레 문학상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꽤 신뢰감 있는 문학상으로 어필 되었었나보다.
[싸이코는 뜬다]를 읽고 나서, 리뷰를 보다 보니, 대개 작가에 대한 비난 보다 한겨레 문학상과 비평가들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음, 생각지 않았었는데,
그말도 맞다 싶다.
그래도 상이라고 하면 탈만한 이에게 주는것이 인지상정이지.

이 책이 그럴만한 책이라고 보여지지는 않는게 정상이니까.
하지만 권리 씨 말씀 말 마따나, 이 세상에 싸이코 아닌 사람 없으니까, 이런 점도 그렇게 이해해야 하는건가. @@

독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뭐, 개중에는 일본 문화를 속속들이 꿰차고 있는 작가 덕에 나름 재미를 봤던 축도 있겠고,
아니면 이런 저런 채팅 문화에서 길들여졌던 말장난, 어미 장난 따위에도 재미를 봤을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이런 건 선데이서울처럼 - 이건 너무 심한 비유긴 하지만 - 읽고 나면 잊혀질 것들이란 것 정도는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ㅋㅋ 항상 이게 중요하지)
권리씨의 가능성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읽자면,
(정말 제대로 정진한다면,)
오히려 배수아나 은희경과는 달리 처음보다 점점 나아질 수도 있을 거 같단 생각도 든다.
적어도, 몹시 치열하게 썼다는 느낌이 왔으니까.

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이 어린 나이에 큰 상을 받은 사람이... 흠.
그랬으면 좋겠다 ,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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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근 2년 전부터 , 이 책에 대한 풍문을 띄엄띄엄 들었다.
한번 읽어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급기야 영화가 나오고, 그 영화조차 놓친 뒤에 이제야 읽게 된 이 책.

기다림이 길었기 때문일까, 그래서 기대가 아무래도 컸던 때문일까,
생각보다 신선하지가 않았다.

물론, 재미있고 재치있고 풍자적이고 그럼에도 가볍지만은 않고,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력이 있고, 게다가 누구나 재미를 한번쯤 보았음직 한 프로야구를 소재로 하여 익숙하게 몰입하게 해주고, 등등. 칭찬 거리가 많이 보인다.

그럼에도,
신선하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왜냐고 물으면, 이렇게 삐딱하게 말하리라.
‘신선하려고 너무 애쓴거 같아 보여서, 그리고, 교훈적인 이야기에 신물난 나머지 너무도 안 교훈적이려고 같은 말 변조를 많이 하다보니, 그것마저도 설교하는 것 같아 거부감 살짝 들어서’ 라고.

*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시간도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런데 불행한 사람이 있고, 시간에 늘 쫓기는 사람이 있고, 이 시간이 없고 불행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래, 오케이.
그래서,
비아냥만 하는걸 넘어서 안타까워진 박민규씨는 자상하고 긴 대안을 제시한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 즉 만화 아니면 책이란 물건은 상종도 않을 사람들까지 감안해서 – 이야기로 도대체 왜 그렇게 사느냐고, 더 쉽고 더 편하고 더 낙천적인 방법이 있다고, 그리고 그건 마음만 달리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이해가 안간다면 이렇게 설명해주겠노라고, 알아 먹겠느냐고.

내가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탓인 지도 모르겠으나, 그래서 좀 꼽다.
그래서 솔직히 이런 대안이 다는 아니다 라는 생각 뿐 아니라, 소설이 굳이 왜 남들 사는 방식에 대해 그렇게 운운해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아니, 그는 운운하려고 한 게 아니겠으나 결국엔 그렇게 보이기 때문에, - 사실 이 책의 앞부분이 뒷부분보다 훨씬 힘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이 소설은 베스트 셀러는 될랑가 몰라도, 역사에 남을만한 작품은 되지 못할 거 같아서,
박민규씨의 글재주가 약간 아깝다.
다음에는 좀 더 건필하시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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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민규는 00이다
    from 음... 2008-05-05 12:34 
    샤워를 하면서 문득, 생각했다. 박민규는 신라면이다, 라고. 박민규는 카스테라이다, 라고 했으면 그가 그렇게 원했던 '달콤하고 따뜻하게 추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작가가 되는 거겠지만, 다 읽고 나니, 깊은 사고도 없이 나 같은 독자는 샤워하는 동안에 아주 무심결에, 박민규는 신라면이다, 로 결론 지어 버리는 거다. 억울할까, 아닐 거다. 카스테라가 되고 싶어한 박민규가 신라면이 된다는 것이 뭐 어떤가. 신라면은 내가 알기로 농심에서 가장
 
 
 
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말

쿨한 사람, 쿨한 관계, 쿨한 소설, 쿨한 영화들이 이 세상을 휩쓸어 버린 것이 어느 시점부터였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경쾌하고 은근한 노랫자락에 얹어서 똑같이 쿨하다고 착각해 버리기에는 너무나 쿨하지 못한 우리네 인생. 아무래도 사는 건 구차하고 남루하다.
뜨겁게. 여한 없이 뜨겁게. 어차피 한 번 왔다 가는 세상 뜨겁게. 가슴의 뜨거움조차 잊어버린 쿨한 세상의 냉기에 질려 버렸다. 맹렬히 불타오르고 재조차 남지 않도록 사그라짐을 영광으로 여기는 옛날식의 정열을 다시 만나도 싶다. 그것이 요즘 유행하고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라 해도. - 심윤경

솔직히,
저기 붙여놓은 저 작가의 말을 읽고,
내용에는 깊이 공감이 되었으나,
책에는 기대를 품지 않았다.

쿨 ~ 하게 읽어내려가지 못할,
조금은 답답한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시사하고,
[나의 아름다운 정원]에서처럼 내가 아주 아주 세심하게 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거 같으면서,
제목 [달의 제단] - 으 제단 이런거는 듣기만 해도 무당만 떠오르는 무식쟁이인지라 - 의 냄새 자체가 심상하지 않게 복잡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쿨한 것을 좋아라 하기만 하는 축도 아니지만,
복잡한건 또 딱 질색인지라.
그 중간선 쯤, 그러니까 뜨겁기는 한데 단순한 그 무엇,
그런 걸 좋아라 하는 지라,
책을 읽다가 사연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오면 대개 흥미를 뚝 잃고 마는 축이니...

다 읽고 나서 지금은,
저런 내 기우가 정말 기우였을 뿐이라는게 입증되어서 매우 해피하다.

심윤경.
진정한 작가다, 감히 내가 그런 명명을 할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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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y 2004-09-16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화악.. 땡긴다^^

치니 2004-09-18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대단한 이야기꾼이야. ^-^

루나 2004-10-2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주문해 놓았는데 벌써 읽었네? 음~~~ 글을 보니 주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