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넋이 나가 있었어. 두 아이가 걸어오는데 걷는다기보다는 분홍색 구름에 둥둥 떠서 오는 것같았어. 살짝 취한 듯이 얼굴도 발그스레하고 알딸딸해 보이는 게 맛이 간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아이들이 참 놀라운 말을 하더라. 인간이 아무리 괴물처럼 보여도 인간은 천사라는 거야. 그런 음악을 만들고 그런 노래를 부르니까.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겠대. 그냥 지금처럼 음악을 하면 되겠대. 음악을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였는데 그런 생각이 사라져버렸대. 음악은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 분명하대. 오늘 그 성악가처럼 그냥 뜨겁게 음악을 사랑할 수 있으면 된다고 느껴졌대."
다행히 그 밤 빛이 있었다. 책이었다. 한 외로운 사람이 불을 켜고 책을 읽는다면 그 시간은 ‘영혼의 시간’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책들에는 늘 영혼이 있었다. 나는 그 시간 덕분에 좋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육체적 기쁨’ 인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이야기가 나를 공기처럼 에워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눈두 개는 세태에 영합하면서도 아닌 척할 줄 아는 나의영리하고 쩨쩨한 자아에 깊숙이 물들어 있었다.
당시 노트에쓴 것들이 무의식에라도 남아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어느 날 무심코 한 내 행동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이게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은것이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좋은 생각을 하기위해서. 그런 방식으로 살면서 세상에 찌들지 않고, 심하게 훼손되지 않고, 내 삶을 살기 위해서.
자율 주행 자동차, 자동화의 역설
"인간이란 짓궂은 존재입니다. 상황에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기도하지만, 적극적으로 상황을 촉진하기도 하니까요." - P197
"자율제어 시스템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자율제어처럼 보이게 일부러 꾸며낸 것입니다." - P199
사람들이 더는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하는 까닭도, 자신의 손글씨를 읽을 때조차 끙끙대는 까닭도, GPS 없이는 어느 곳도 찾아가지 못하는 까닭도 모두 이 때문이다. 우리 대신 이런 일을해줄 첨단 기술이 있는 한 이런 역량을 갈고닦을 기회가 거의 없다.자율주행 차량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우려가 꽤 크다. 게다가 자율주행 차량에는 손글씨보다 파장이 훨씬 큰 문제가 걸려있다.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인간이 이따금 예상치 않게 운전대를 넘겨받을 것이다. 과연 그때 인간은 어떻게 대응할지를 본능적으로 기억해낼까? 미래의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꼭필요한 운전 기술을 터득할 기회가 과연 있기나 할까? - P205
제목이나 홍보 문구가 노골적인데다 유튜브 기존 내용을 거칠게 모아둔 듯한 인상을 받아서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내용이 탄탄하고 알찬 편이라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내용이 좀 복잡하고 수치가 자주 언급되는 등 가독성을 떨어트리는 부분 있는데 과학자도 아닌 저자가 이를 잘 알면서도 무작정 체중 감량 선동하기 보다 건강한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두기 위해 논리적으로 이해시키려고 노력한 점 높이 산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이런 선택이 과연 논리적일까?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선택이 옳을까? 흔히 그렇지 않다. 이런 선택이 쉬울까? 매우 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쉬운 결정을 한다. 바로 이 점이 사람들이갖고 있는 커다란 문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