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페이지부터 밑줄 긋게 하는 스트라우트

슬픔이란 정말로-오, 그건 정말로 고독한 일이다. 그것이 슬픔이 무서운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슬픔은 당신이 유리로 된 아주 높은 건물의 긴 외벽을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당신을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과 같다. - P9

그러자 그애가 말했다. "유산한 거요. 왜 내 몸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지? 그런 느낌이에요."
"오, 아가." 나는 말했다. "우리 딸 유산하는 여자들이 얼마나많은데, 그건 아마 네 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의미일 거야."

내가 아이였을 때 부모님은 오빠나 언니나 내가 울면 무조건 몹시 화를 냈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우리가 울지 않을 때도 자주 화를 냈고, 우리 중 하나가 울면 두 분 다 우리에게 거의 미친 사람처럼 화를 냈다. 전에도 이 이야기를 썼지만 여기서 다시 언급하는 건 몇 년 전 내가 아는 한 여자가 해준 이야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느 수녀가 자기에게 ‘눈물을 흘리는 재능‘이 있다고 말해주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건 베카도 가진 재능이다. 심지어 크리시도 필요할 때는 그 재능을 보인다. 내게 운다는 건 대체로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하려는 말은, 나도 울지만 울면서 아주 많이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윌리엄은 그걸 잘 받아주었다.
내가 정말로 서럽게 울면, 데이비드라면 겁을 먹었겠지만 윌리엄은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비드와 살 때는 한 번도 첫 결혼에서처럼 그렇게 울지는 않았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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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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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감동할 수 있는 책은 드물다. 하지만 이 책은 1/10만 이해해도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도 충분히 던져줘서 고맙. 인지과학 쪽 경력이 있는데다 꼼꼼하고 가독성 좋은 번역으로 항상 믿고 읽는 노승영 님이 작업해주셔서 한국어판의 질이 한 뼘 더 올라갔을 것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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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른 사람 -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강화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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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로 나왔으면 좋겠다, 단, 여기 인물들 대사 그대로 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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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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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발랄한 필체로 썼지만 짚을 건 다 짚어서 역시 기자는 기자구나 싶다. 자아비판 멘트를 잘 섞어두긴 했지만 퇴사 직전까지 평생 엘리트 수순을 밟은 사람이라 이토록 나이브하게 긍정적인 무직자가 될 수 있었겠다는 점은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뭐, 본인 잘못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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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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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게 본 친구가 원작이 있다길래 개봉 즉시 이런 영화를 볼 수 없는 곳에 사는 나는 책을 우선 찾아 읽었다. 여운이 남긴 하지만 문장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고 스토리가 탄탄하니 영화로는 좋았을 것 같다. 여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질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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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14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좋다고 해서 진작 사뒀는데 이게 영화 예고 보니까 성폭력..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ㅠㅠ

치니 2022-11-14 17:45   좋아요 0 | URL
스포일러가 될까 조심스러워 자세히 말씀드리진 않겠지만, (영화는 몰라도) 책에서는 성폭력 부분 때문에 다른 장점이 훼손될 정도는 아닌 거 같아요. 일단 저는 그랬습니다. ^-^;

치니 2022-11-14 17:46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다락방 님이 모르는 책이 이 세상에 있긴 있나요!? 거의 도서관 급입니다.

라로 2022-12-1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책을 먼저 읽고 영화가 나왔기에 넷플릭스에서 처음 보다가 재미없어서 보다 말았는데...

치니 2022-12-13 20:50   좋아요 0 | URL
아 그렇담 제 친구가 우리랑 취향이 좀 다른가 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