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송승준 편집장님이 언급하셨듯, 현 출판계에서는 무리한 홍보 전략과 치열한 가격 경쟁이 초래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땡스 투 하나 당 작게는 몇 십원에서부터 몇 백원 까지 차곡차곡 쌓이는 적립금에 무심할 수만은 없는 소시민으로써 우아한 소비자보다는 홍보에 즉각 반응하는 소비자로 사는 나를 부정할 수는 없는 법. 반값도서라고 하면 우선 들여다보고, 주문 전에 땡스 투를 눌러서 적립금 올리기 위해 안 읽었던 40자 평, 페이퍼, 리뷰 등을 서둘러 읽기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책값을 절약할까 고심한다. 그러나 퍼뜩 정신을 차리고나면 나름대로 약게 계산해서 장바구니를 채웠다고 해도 바로 그 '약은 계산' 때문에 평소에 생각지도 않았던 책을 충동적으로 구입했음을 깨닫기도 하는 것이 인지상정.
알라딘과 나 중에 누가 더 꼼수가 나을까 평가라도 한다면, 반드시 알라딘이 이길 것이매 섣부른 도전으로 아껴봐야 거기서 거기라는 경험치만 쌓이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정신이 외출하여 주문을 다 하고보니 땡스 투도 안 눌렀고 이리 저리 맞춰서 가격에 상응하는 할인도 받지 못했던 것. 부랴부랴 땡투 할 평들을 살폈으나 오 - 신기하게도 정말 하나도 누를 것이 없.다.
그런데 이게 더 순도가 높고 책에 대해 순정적이라는 마음이 들며 뿌듯한 건 또 웬일? 물론 자체적으로 온라인 서점이니까 할인되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내 손으로 뭔가 책값을 깎아내리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리저리 할인 받는다고 구색 맞추는 게 괜히 깨끗한 천에 누더기 입히는 기분도 들고(그래, 너 배가 불렀구나 욕할 사람도 있으리라, 하지만 지금 당장은 로또 맞지는 않아도 사두기는 한 사람처럼 착각의 호사를 누리고 싶다), 누가 뭐라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척척 주문하고 다른 건 신경쓰지 않았다며 혼자 괜스레 으쓱, 소신있는 독자가 된 기분이다. 풋.
아무튼 그 목록은 아래와 같다.

땡스 투 없었던 이유:
신간이라 리뷰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타 블로그에서 이웃으로 지내는 D님이 공동저자로 낸 이 책의 출간 배경을 알고있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마음을 제 돈 주고 사는 행위로나마 스스로에게 표현하고 싶었다.
부디 많이 많이 팔려서 수많은 분들이 용기를 내고 내상을 극복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땡스 투 없었던 이유:
이 책 역시 리뷰가 없었다. 신간이어서는 아니고 어쩐 일인지 덜 소개된 모양인데, 나는 이 책을 트위터에서 팔로잉하는 W님을 통해 알게 되었고 '초방'이라는 출판사 이름을 보니 몹시 반가워서 무조건 읽기로 마음 먹었다.
십 몇년 전 '초방'이 연대 근처에 작은 어린이 책방으로 있을 때, 그 대표와 나같은 초짜 몇 몇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어린이책을 열심히 읽고 합평회를 하던 기억, 그 때 먹은 빵이 너무나 맛났던 기억까지 - 추억이 아롱다롱. :)







땡스 투 없었던 이유:
이 책 역시 알라딘을 통해 알게 되기보다는 네*버에서 출판사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기도 하고 (그러니까 나는 지금 진정한 의미에서의 땡스 투를 해야만 한다는 억지를 좀 쓰는 중이다. ㅎ 나의 구매에 정말로 영향을 끼친 이에게만 한다는 원칙 따위를 내세우면서), 신간이라 아직 리뷰가 달리지 않았다.
제목이 너무 비장하기는 하지만 최근 번역 일에 관심이 높은 나로서는 일독에의 유혹을 피하기 어렵다. 권남희 씨 책은 나도 여럿 읽어본 기억이 있지만 정확히 어땠나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번역가란 오역이 심했을 경우에만 다시는 그의 번역서를 읽지 않기 위해 이름과 작품이 기억되는 운명을 지녔는지도. ㅠ




땡스 투 없었던 이유:
이 책은 아주 최근에 나온 신간이 아니라서 리뷰나 페이퍼가 있기는 했지만...역시 엄정한 나의 잣대에 ^-^;; 맞는 땡스 투 대상은 없었다.
심리학 서적이나 자기계발서를 유독 꺼리기는 하지만, 이런 책에 거는 기대는 솔직히 전체가 아니라 일부에 대한 기대이기에 - 즉, 단 몇 줄만이라도 나의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면 족하다는 뜻 - 읽어보기로 했다. 아들 좀 잘 키워보겠다고 이제 와서 욕심 내는 건 아니고, 나와는 성별이 다른 아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가끔 아주 많이 궁금해지기 때문.







책들은 별일이 없으면 내일 도착한다. 우적우적 먹어치울테다! 생뚱맞게 돋은 독서욕에 힘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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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11-04-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래서 '순정한' 주문이군요. 하하.
저는 대체로 귀찮아서 순정한 주문을 하게 되는데... 음...
역시 엄마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역시 참 책을 많이 (그것도 실하게) 읽으신다 하는 생각 하나...^^

치니 2011-04-20 11:20   좋아요 0 | URL
이힛, 오버 좀 했어요. 무슨 순정 씩이나.
카이레 님은 쿨 한 주문을 하시는군요! 귀찮아서 땡투 따위 신경 안 쓰는 ~ 오.
엄마 노릇도 배워 가며 하는 게 저 같은 철부지에게는 필요하더라고요. ^-^;;

굿바이 2011-04-2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정한 주문, 너무 근사한데요.
그나저나 저는 땡스투가 뭔지 몰라서....그러니까 저는 반편이 주문!이라고 외칩니다! ;0

아참, 치니님은 번역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아요. 음....뭐든 대박나세요!!!:)

치니 2011-04-20 11:22   좋아요 0 | URL
하하, 나 참, 제 서재에 와주시는 분들은 왤케 쿨하신 거에욥. 굿바이 님은 아예 뭔지도 모르다니. ㅋㅋ 이렇게 살짝 허술한 게 굿바이 님 매력인 걸요.

번역, 으흑 - 그 애증의 단어.

Arch 2011-04-2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가 맑아지는(?) 페이퍼에요. 못미더운 땡투도 우선 누르고 봤던 제 경우엔 더더욱! 앞의 두 책은 찜했어요.

치니 2011-04-20 11:23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래서 순정 씩이나 하다며 웃기는 주장을 하잖아요. ^-^;; 저 역시 못미더운 땡투도 누르고 본 경험이 있는지라.
보통의 경험 찜해주셨다니 고마워요. 왠지 이 책은 제가 막 사라고 홍보하고 다니고 싶어서. ^-^;;

당고 2011-04-2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것이 말로만 듣던 입소문 마케팅! ㅎㅎㅎ
애정해요, 치니 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치니 2011-04-20 11:41   좋아요 0 | URL
히히, 나 잘했쎄요?
실은 더 많이 돕고 싶은데 어째야 할지 몰라서 일단 나부터 책을 구매하자, 그런 중이에요. 하지만 이 글 읽고 누군가 한 권이라도 사고 누군가 큰 도움을 받는다면, 정말 좋겠다 바라기는 해요.
게다가 익히 알고 있는 누구누구의 글 솜씨 때문에 심지어 재미있으리라는 기대도 하고 있답니다. 아훗.

2011-04-20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0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