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블루스-사랑과평화-들국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 슈퍼세션 콘서트 초대이벤트

엄숙하지 않되 촐싹거리지도 않는,
음악을 열심히 하고 듣기를 바라되 쇼와 팬 서비스는 별로 열심히 하지 않는,
적어도 꼴리는대로 음악하면서 몇십 년을 버텨온 사람들의 공연.

홍대 클럽 공연에 가면 좋아하는 밴드가 나오기 직전까지 귀를 거의 막아야 하고, 좋아하는 밴드 공연이 끝나면 서둘러 나오고 싶어지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솔직히 들국화의 주찬권씨 이름 때문에 신청했던 공연이었지만,
나는 지난 시절에도 신촌 블루스가 김현식이라는 이름을 걸쳐서 겨우 빛을 낸다고 생각하던 주제 넘은 소녀였지만,
최이철의 기타는 여전히 신중현씨에 비하면 택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세 사람이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여전히 (이 여전히 라는 단어에 수만 개의 동그라미를 치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그리고 그 음악을 보고 들으러 온 지긋하게 나이 든 50대 관객들에게 감동했습니다.

7080 콘서트나 미사리에만 있는 게 아닌,
힘차게 살아 숨쉬는 장년 음악이 있다는게 참으로 뿌듯하고,
시대를 초월한 노래의 아름다움이 무대에서 다시 빛을 발할 때 벅찼습니다.

매일 그대와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고 외치면서 세계로 가는 기차를 타고 싶은 밤입니다.
감사합니다, 알라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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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2-1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야밤에 치니님 계속 오시네!

치니 2010-12-10 23:46   좋아요 0 | URL
에헤헤헤, 저 맥주 마셔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0-12-10 23:48   좋아요 0 | URL
전 지금 책장에 숨겨둔 와인 째려보고 있어요. 마실까 말까 마실까 말까.. 후아-

치니 2010-12-10 23:48   좋아요 0 | URL
마셔요 마셔요 (한수철님으로 빙의) ㅇㅎㅎㅎ

다락방 2010-12-10 23:49   좋아요 0 | URL
내일 일찍 일어나서 대구가는 기차 타야 되는데... ( '')

치니 2010-12-10 23:51   좋아요 0 | URL
앗, 그날이 내일이구나. 힉, 그래도 마셔요 ~ (막 나 몰라라) 난 지금 음악이랑 맥주 두 병에 취했어용 ~

다락방 2010-12-10 23:54   좋아요 0 | URL
책임져욧! 큰 컵 가지고 와서 가득 따랐어욧!!

치니 2010-12-11 01:48   좋아요 0 | URL
크흐, 책임 질게요, 꼭!

강수철 B 2010-12-11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실로 아름다운 대화네요.

치니 2010-12-11 01:48   좋아요 0 | URL
ㅇㅇ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

푸하 2010-12-11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왔~ 멋진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군요?

치니 2010-12-11 11:18   좋아요 0 | URL
ㅋ 시간을 보니 푸하님도 한 잔 하고 들어와 댓글 남기신 듯?

푸하 2010-12-11 16:2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맥주 딱 한잔 하고 들어왔어요.^^;
ㅋㅋ~

에디 2010-12-11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들국화 세대가 아니어서 이 오리지널 버전은 처음 듣는데 (다른 가수들것만 들어봤어요), 김창완 밴드랑 느낌이 비슷하네요. 전인권 아저씨나 그것만이 내세상 때문에 가졌던 걸쭉한 편견? 이랑은 꽤 달라요.

치니 2010-12-12 11:40   좋아요 0 | URL
걸쭉한 ㅎㅎ 그 전인권씨의 목소리도 초반에는 그렇지 않았죠, 부챗살처럼 퍼져나가는 천상의 소리였어요.
이 노래를 오리지널 음반에서 부른 조덕환씨는 초기 드러머였는데 이 앨범 나오기도 전에 미국으로 가셔서 목소리만 남아있고 이후에 어디서도 볼 수 없었어요.
그런데 들국화가 위대하다고들 말하는 이유는, 이 음반 하나에서만 보더라도 이 노래 뿐 아니라 모든 노래가 각기 색깔이 완전히 다르면서도 또 전체적으로 완전히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인 듯. :)

에디 2010-12-12 13:48   좋아요 0 | URL
그러나가 아니라 그르나 이젠~ 하는 부분이 넘 맘에 들어요 ㅋㅋ

치니 2010-12-12 16:05   좋아요 0 | URL
역시 ~ 에디님은 귀가 밝아요. 그르나, 때문에 이런저런 말들이 나와서 ㅋㅋ 조덕환씨가 경상도 사투리를 못 고쳐 그렇다고 해명하기도 했죠. 하지만 있는 그대로 부르는게 귀여워서 저도 넘 맘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