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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몬스터 - 초특가판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미셀 블랑 외 출연 / 네오센스 / 2008년 11월
평점 :
www.youtube.com/watch
위 영상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했던 로베르토 베니니의 수상 소감 영상이다.
영상을 보면서 나는,
소피아 로렌의 '로베르토'라는 외침에 눈물이 왈칵 하다가
관객들의 의자 머리를 폴폴 딛고 뛰어나오는 로베르토를 보면서 미소 짓고,
재치 있는 소감에 하하 소리 내어 웃다가,
마지막에 항상 자신의 영화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내에게 바치는 소감을 보면서 부러워서 한숨을 쉰다.
여러번 말했지만, 분명코 로베르토 베니니는 현재에 살아있는 나의 이상형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임자가 있다. 그것도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다니는 연기자인 아내라는 임자가. 모를 일이다. 그가 독신이었다면 저 멀리 이태리까지라도 날아가서 만나자고 했을 지.
어떤 이는 그를 두고 현대의 찰리 채플린이라고 한다지만, 내게는 그 이상인 것이 바로 이런 이성적인 호감도 때문이다. 채플린의 위대함은 알고 있지만 그에게 이성적 호감을 느끼면서 사적인 감정을 키우지는 않았다.
이 영화 <몬스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는 코메디라는 쟝르의 원칙에 충실하지만 제목이 암시하는 것과 같은 괴물 스러운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그저 인간 로베르토와 그와 그의 아내가 빚어내는 사랑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은 어찌 보았을까 몰라도 <인생은 아름다워>나 <호랑이와 눈> 역시 인류가 치루는 혹독한 전쟁과 고문 등은 배경으로 해두고 그와 그의 아내 사랑 이야기를 정수로 보게 된다.
물론, 여기서 그와 그의 아내 사랑이 인류 전체에 대한 휴머니즘으로 확산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의도했건 아니건, 그의 뛰어난 연출력이 빚어내는 당연한 결과이므로.
베니니의 영화를 보는 것은 그래서 축복이다. 지친 사람들에게는 생명수이다. 정신없이 쏟아내는 그의 말들을 듣고 정신없이 움직이는 그의 몸짓을 보다보면 힘든 일들은 어느새 무의식의 저 편으로 사라진다. 그럼에도 도피하고 있다는 찝찝한 느낌을 받는 대신, 힘든 일들로 돌아가도 이제는 조금 더 씩씩하고 의연하게 임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받는다. 그래, 인생은 아름답다구, 못할게 뭐 있어, 마음이 중요하지, 사랑하면 되는 거야, 웃으면 되는 거야, 이런 식의 의연함.
감사합니다, 베니니씨. 또 좋은 영화 많이 만들어주세요. 적어도 100살까지 사세요.